엑소 크리스 사태로 본 외국인 멤버 관리…한국문화 적응·향수 극복 숙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1일 06시 55분


닉쿤(오른쪽)은 빠른 적응력으로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스타가 됐다. 두 명의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미쓰에이(왼쪽)도 성공한 다국적 그룹으로 꼽힌다.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코리아
닉쿤(오른쪽)은 빠른 적응력으로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스타가 됐다. 두 명의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미쓰에이(왼쪽)도 성공한 다국적 그룹으로 꼽힌다.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코리아
해외시장 겨냥 기획단계부터 포함
국내 적응 고려 연습생 기간 길어
이후 전속 계약 등 내국인과 동일


그룹 엑소의 중국계 캐나다인 크리스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내면서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리도 어려운 외국인 멤버가 왜 필요하느냐는 의문에서부터, 선발 및 교육, 데뷔 과정에 대한 궁금증도 새삼 높아지고 있다. 엑소에는 크리스 외에 중국인 3명이 더 있다. 12명의 멤버 중 4명이 외국인이다. 1월 데뷔한 남성그룹 갓세븐도 7명 중 마크(미국), 잭슨(홍콩), 뱀뱀(태국) 등이 해외 출신이다. 미쓰에이는 4명 중 2명이 중국인이며, 2PM 에프엑스 JJCC 피에스타에도 태국인, 중국인 등이 포함돼 있다.

케이팝이 세계화하면서 외국인 멤버는 ‘필수존재’다. 아이돌 그룹 기획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외국인을 포함시킨다. 의사소통과 해외 팬 흡수, 다양성 확보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멤버는 해외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SM과 YG,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은 국내 정기 오디션에 외국인의 응시도 허용하지만,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를 순회하면서 대대적인 오디션을 벌여 멤버를 선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에프엑스 엠버, 엑소 크리스는 이런 과정을 통해 뽑혔다.

오디션을 통과한 외국인은 예술흥행비자, 일명 ‘연예인 비자’로 불리는 E-6 비자를 받고 한국에 입국한다. 내국인은 보통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연습생 계약을 맺고 서로 ‘가능성’을 살펴보지만, 외국인은 국내 적응기간을 고려해 보통 3년가량의 연습생 계약을 한다. 이후 트레이닝, 합숙, 전속 아티스트 계약 등은 내외국인이 동일하다.

기획사들은 외국인 연습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은 따로 만들지는 않는다. 캐스팅이나 트레이닝 담당자가 각별히 신경 써 한국 적응을 돕는 정도다. 외국인 멤버의 가장 훌륭한 조력자는 오히려 함께 합숙하는 한국인 동료 연습생들이다. 외국인 멤버는 이들에게 의지하며 한국어와 문화를 배운다.

2PM 닉쿤은 외국인 아이돌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2006년 4월 한국에 온 닉쿤은 빠른 한국어 습득과 적응력으로 2년 만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고, 3년 만에 가수로 데뷔했다. 택연 등 영어를 구사하는 동료 멤버의 도움, 한국문화나 음식이 태국과 비슷하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

JYP엔터테인먼트 황준민 홍보팀장은 “내국인도 그렇지만 외국인 연습생도 대부분 10대이기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하다. 이들이 문화적 차이, 가족에 대한 향수 등에 힘들어 하지 않도록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언어 소통 문제를 도와주며 외롭지 않게 신경을 써준다”면서도 “그러나 얼마나 빨리, 잘 적응하느냐는 결국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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