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진 “또 짝사랑…가끔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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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8일 07시 00분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의 장희진의 실제 성격은 털털하다. 도도한 변호사의 모습은 연기일 뿐이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의 장희진의 실제 성격은 털털하다. 도도한 변호사의 모습은 연기일 뿐이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국민드라마 ‘내딸 서영이’의 두 여자가 사는 법

두 여자가 있다. 사랑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한 여자와, 오랜 노력 끝에 사랑을 쟁취한 여자.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람도, 얻은 사람도 아프기는 매 한 가지다.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의 장희진과 최윤영의 얘기다. 장희진은 극중 이상윤의 옛 연인 역으로, 주인공 이보영의 거짓말로 인해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긴 인물이다. 최윤영은 박해진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결혼까지 골인하지만 장차 드라마가 펼쳐갈 스토리 속에서 남편과 시아버지 천호진의 아픔에 스며들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작품에서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과 열연으로 ‘내딸 서영이’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장희진과 최윤영이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각자의 캐릭터 사랑법을 전했다.

■ 뺏어야 사는 나쁜 여자, 장희진

우재(이상윤)를 잊지못한 선우

매 작품마다 짝사랑만 하는 역할
여배우는 사랑 받아야 더 예쁜데…
시청자들 비난도 관심이라고 생각
생기발랄 로코 여주인공 하고싶다

“6년 동안 좋아한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겼다. 그리고 그들은 결혼까지 했다. 내 오랜 사랑을 빼앗아 간 미운 여자, 더구나 버젓이 살아있는 아버지와 동생의 존재를 숨겼단다. 사실을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내가 나쁜가?”

연기자 장희진(30)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생각을 반복한다.

최근 장희진은 데뷔 후 가장 뜨거운 관심과 동시에 미움을 받고 있다. ‘내딸 서영이’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극중 선우를 향한 비난이 쏟아진다. 장희진은 “내가 정말 극중 선우처럼 보인 것에 대한 관심 아니겠냐”며 덤덤하게 웃었다.

언젠가부터 대중에게 비치는 장희진의 이미지는 ‘도시적’ ‘새침’ ‘도도’라는 단어들로 표현되고 있다. 정작 장희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이런 단어들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한 연출자에게 ‘너는 도도한 역할은 절대 못할 것 같다’며 한계를 지적 받은 적이 있다. 2009년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 속 청순하고 허당기 있는 모습으로만 본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의 대중은 나의 그런 이미지를 잊었다. 캐릭터의 힘이 참 신기하다.”

매번 작품 속에서 여주인공과 캐릭터가 비교되는 역할을 맡아 온 그는 “이제는 좀 사랑받고 싶다”며 비슷한 패턴의 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 ‘스파이명월’과 ‘빅’ 등에서 남자주인공의 사랑을 못 받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짝사랑은 그만 하고 싶다. 아무리 연기지만 여배우는 작품 속에서 사랑을 받아야 더욱 예뻐 보이기 마련이다. 주로 짜증을 부리는 연기가 많았는데 그럴 때는 화면 속 내 얼굴도 가끔은 미워 보일 때가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짝사랑만 하는 역할을 맡고 나서는 남자친구도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로맨틱 코미디의 생기발랄한 여주인공의 모습을 떠올렸다.

“몇 작품 연속으로 정장이나, 의사 가운 등 불편한 의상들을 주로 입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청바지에 후드 티셔츠를 걸치고, 화장도 필요 없는 그런 캐주얼한 캐릭터를 만났으면 좋겠다.”

패션잡지의 모델로 데뷔해 10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다부지게 걸어온 장희진은 ‘내딸 서영이’를 통해 앞으로 걸어갈 길도 되새겼다.

“데뷔 초에는 출발이 쉬웠다. 잡지와 CF의 모델을 하면서 배우로 데뷔할 때까지 어렵지 않았다. 지금까지 어딘가에 이끌리듯이 왔다면 이제는 내 힘으로 당당히 갈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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