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석 “명품연기 비결요? 아들의 살 떨리는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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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일 07시 00분


“연극 무대만 서면 늘 설레요.” 연극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바쁜 방송활동에도 매년 꾸준히 무대에 서는 정보석. 2013년에는 연기활동을 연극 중심으로 펼칠 계획까지 갖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연극 무대만 서면 늘 설레요.” 연극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바쁜 방송활동에도 매년 꾸준히 무대에 서는 정보석. 2013년에는 연기활동을 연극 중심으로 펼칠 계획까지 갖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국립극단 연극 ‘멸’로 무대에 다시 선 정보석

‘무신’ 후 휴식? 무대 생각에 신바람
‘멸’ 우유부단 이미지 경순왕 재해석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 보여줄 것

연기 멘토? 군대에 간 ‘무서운’ 아들
힘들 땐 아들 말 한마디가 보약이죠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나는 연기자 중에 “무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공연을 통해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배우 정보석(50)의 연극에 대한 애정은 남 다른 데가 있다. 정보석은 얼마전까지 MBC 드라마 ‘무신’에서 최충헌의 아들인 무신정권의 최고권력자 최우역을 맡아 매주 시청자와 만났다. 50부가 넘는 긴 여정의 드라마가 끝난 뒤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 필요할 만도 하건만, 그는 곧바로 연극 무대로 달려갔다.

정보석은 3일부터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서 공연하는 연극 ‘멸’(滅)에 출연한다. ‘멸’은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5부작’의 네 번째 작품. 정보석은 주인공인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김부)를 맡았다.

공연을 앞두고 만난 정보석은 “이번 작품을 위해 무조건 스케줄을 비워 놓았다”고 모처럼의 연극 출연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평소 “드라마나 영화를 할 때보다 연극 무대에 설 때 훨씬 더 행복하다”고 거침없이 말하던 그다운 행보다.

실제로 정보석은 매년 큰 무대, 작은 무대 가리지 않고 연극에서 관객과 만났다. 지난 해에도 방송활동 틈틈이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와 ‘우어파우스트’에 출연했다. ‘2인극 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은 벌써 4년째 맡고 있다. 정보석은 내년에는 아예 연극 일정을 먼저 정해 놓고, 그 나머지 시간에 다른 활동 스케줄을 잡기로 계획을 세월다.

“출연료도 많지 않은 연극 출연은 소속사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데서 많이 벌어다 주고 있으니까…”라며 웃었다.

연극 ‘멸’의 포스터
연극 ‘멸’의 포스터

● ‘멸’ 신라 마지막 왕의 행보

연극 ‘멸’에서 정보석이 맡은 경순왕은 쇠락한 왕국 신라를 신흥국가인 고려에 바친 인물이다. 역사 기록의 모습만 보면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이미지다. 하지만 정보석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경순왕은 약육강식의 원칙이 지배하던 혼란의 시기에 신라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내부의 적을 맞아 끝까지 싸운 권력욕으로 뭉친 인물이다. ‘멸’은 경순왕을 통해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담은 작품이다.

배경은 신라이지만 해석은 현대적이다. 의상과 소품도 모두 요즘의 것이어서 포스터 속 정보석은 왕관은 커녕 코트 차림에 권총까지 들고 있다.

“무대도 텅 비어 있어요. 마치 로마시대 궁중처럼 3면이 계단이라 왕과 신하들이 아무 데나 걸터앉아 연기를 하죠. ‘자리’가 아니라 개인의 ‘욕망’이 역사를 만든다는 상징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가장 무서운 연기 멘토는 아들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열정과 그에 걸맞는 명품 연기의 소유자지만, 정보석에게도 무서운 연기 ‘멘토’가 있다. 바로 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하다가 10월9일 입대한 아들이다.

아들 사랑이 각별한 정보석은 요즘 자주 편지를 쓴다. 아들의 부대가 인터넷에 개설한 카페가 있어 거기에 편지를 올린다.

최근 그는 “(정)우주야, 아버지가 요즘 약간 슬럼프다. 네가 있었으면 체크 좀 해 줬을 텐데 …”라고 썼다고 했다. 부대에서 카페에 올린 사진에서 아들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단다.

“가을은 누구나 쓸쓸해지지 않습니까. ‘멸’은 이 세상에서 단단히 발을 딛고 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욕구를 그리지만, 역설적으로는 힐링 연극이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멸’에 대한 팁 하나. ‘무신’에서 정보석이 보여 준 ‘폭풍분노’의 연기를 이번 무대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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