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사극 물렀거라…정통사극 납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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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4일 07시 00분


다시 정통 사극이 인기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이야기를 만드는 방송 3사의 사극 ‘마의’ ‘대왕의 꿈’ ‘대풍수’(맨 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KBS·SBS
다시 정통 사극이 인기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이야기를 만드는 방송 3사의 사극 ‘마의’ ‘대왕의 꿈’ ‘대풍수’(맨 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KBS·SBS
안방 점령 ‘닥터진’ ‘아랑사또전’ ‘신의’ 인기 시들
실존 인물 그린 ‘마의’‘대왕의 꿈’ ‘대풍수’ 선보여
“가벼운 퓨전사극 난무 식상…묵직한 역사물 선회”

유행이 돌고 도는 것처럼 사극 스타일도 변화하고 있다. 정통에서 퓨전으로, 다시 퓨전에서 정통으로 선회 중이다. 최근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닥터 진’ ‘아랑사또전’ ‘신의’ 등 퓨전사극의 익숙함이 식상함으로 변질되면서 KBS 1TV ‘대왕의 꿈’, MBC ‘마의’, SBS ‘대풍수’ 등 정통 사극이 다시 뜨고 있다.

1일 첫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마의’는 ‘사극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병훈 PD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백광현이 천대받는 마의에서 어의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실존인물이 주인공인 만큼 이 PD는 고증을 철저히 했다. 사극과는 거리가 먼 젊은층의 관심도 사로잡기 위해 의상, 영상 등을 감각적으로 표현하지만 사극의 정통성을 우선시했다.

‘KBS 1TV 주말 밤 9시40분=사극’의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KBS 1TV는 사극 대표 채널로 인식되어 왔다. 내레이션으로 드라마 속 상황을 설명하며 역사적 사실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KBS 1TV의 사극은 타이틀도 대하드라마이다. 사실 초반 긴 호흡과 무겁고 느린 전개는 시청자가 드라마에 접근하는 데 벽이었지만 퓨전사극이 자주 범하는 역사 왜곡과 가벼움에 지친 시청자는 다시 정통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KBS 1TV가 5개월 만에 선보인 ‘대왕의 꿈’은 통일국가를 완수한 태종 무열왕과 김유신 등 영웅들의 일대기를 그리며 정통 사극의 대표적 주자로 나아가고 있다.

정통과 퓨전을 절충해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상상의 이야기를 더한 팩션 사극도 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더 무게를 두고 있어 정통 사극과 견줘 가볍지 않다. 10일 첫 방송하는 SBS ‘대풍수’는 고려 말 이성계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하며 벌어지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다. 그동안 이성계가 조선 건국의 영웅으로 그러졌다면 ‘대풍수’에서는 기생들과 시시덕거리며 음담패설을 주고받는 인물로 고려인의 시각에서 표현된다.

3일 한 사극 관계자는 “퓨전사극이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신선했지만 너무 많이 등장하다 보니 식상해졌다. 때문에 역사 그대로를 표현한 정통 사극이 주는 신선함이 오히려 더 크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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