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클래식’ 아이돌에 곡주는 꿈 이루마

  • Array
  • 입력 2012년 6월 23일 07시 00분


4년 만에 정규 7집 ‘기억에 머무르다’를 발표하고 초심으로 돌아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 사진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4년 만에 정규 7집 ‘기억에 머무르다’를 발표하고 초심으로 돌아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 사진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 7집 ‘기억에 머무르다’로 돌아온 이루마

신비주의? 의도 안 해…집에선 잠옷바람
변화없다? 왜 변해야하나…1집 느낌으로 회귀
대중음악? 관심 많아…방송 등 도전 중!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 사람들은 이루마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대중음악은 듣지 않고 클래식만 선호하며 연주할 것 같다는 그런 막연함 말이다. 또 대중매체에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아 ‘일부러’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다는 ‘괜한’ 오해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환상을 준다면 좋은 일인데, 의도하지 않게 만들어져 좋은 것만도 아니다”면서 “누구보다 평범하다. 집에 있을 땐 잠옷 바람으로 돌아다니다 아내한테 혼내기도 한다. 진지하게 공연하는 모습을 아내(손혜임, 연기자 손태영의 언니다)가 보러 올 때면 민망할 정도”라고 한다. 진지하면서도 옆집 아저씨 같은 넉넉한 표정과 말투였다. 실제 모습과 다른 오해가 쌓여 멀어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그는 최근 ‘방송도 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음악한 지 11년째인데, 여전히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제 음악을 들려주면 ‘아∼’ 하고 이해하시는데 얼굴과 매치가 잘 되지 않나 봐요. 음악을 들려줄 곳이라면 어디든 좋은데 적합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아내와 함께 나와 달라고 해서 아예 거절했어요.”

이루마는 최근 4년 만에 정규 7집 ‘기억에 머무르다’를 발표하며 팬들 곁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기억에 머무르다’에는 12곡이 담겼다. 대표곡 ‘키스 더 레인’ ‘메이비’ 등에 비해 한층 더 성숙하고 부드러워졌다.

“저보고 너무 변화가 없다고 해서 변화를 시도할까 고민도 했지만 어느 순간 ‘내가 왜 변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1집에 썼던 느낌을 떠올렸어요. 한창 팝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는 야마하 피아노만 고집하다가 클래식 느낌이 많은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바꿨죠.”

그리고 그는 녹음실이 아닌 콘서트홀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듯 한 번에 녹음을 했다. “(녹음실에서 하면)욕심이 많아져 여러 번 반복하게 되죠. 좋아하는 부분만 편집해 붙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신선한 음악이 될 수 없어요. 떠오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감성을 담았어요.”

“클래식 음악만 연주한다”는 일부의 오해에 대해 그는 “누구보다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명쾌하게 말했다. “대중성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루마=클래식’이라는 등식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그건 이루마라는 이름 때문에 생긴 편견 같아요. 한 유명 소설가가 자기 이름으로 책을 냈다가 안 좋은 소리를 듣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어느 날 다른 이름으로 늘 써오던 방식으로 새 책을 냈더니 ‘신선하다’며 찬사를 받았대요.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적인 배경음악을 내놓아도 듣지도 않고 ‘또 클래식이냐’고 말하는 것과 같은 거죠. 그래서 다음엔 필명으로 앨범을 내볼까 해요. 하하하!”

이루마는 이런 오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음악에도 도전하고 있다. 4월 힙합가수 MC 스나이퍼의 신곡 ‘할 수 있어’의 피아노 피처링을 맡았고, 22일부터 방송하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에도 출연한다. 또 지난해 케이블채널의 ‘코리아 갓 탤런트’ OST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같은 소속사에 팀, 김보경, 셰인이 있는데 그 친구들과 인기 아이돌 가수에게도 곡을 주고 싶어요. 편견을 가지고 음악을 듣지만 않는다면 좋겠어요. 친근하게 팬들과 음악으로 대화하고 싶은 게 가장 큰 꿈이기도 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