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워 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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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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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馬가 지켜본 인간의 전쟁

SPBV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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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66)은 할리우드 영화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등을 만든 흥행의 귀재이자 ‘컬러 퍼플’ ‘쉰들러 리스트’ 같은 시대극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거장임은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9일 개봉하는 ‘워 호스’는 스필버그식 가족영화와 묵직한 시대극의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말과 소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영국 시골소년 앨버트(제러미 어빈)와 그의 애마 조이가 전쟁으로 인해 헤어졌다가 재회하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우정과 가족애, 희망 등 전통적인 가치를 그린다. 장르는 다르지만 외계인과 소년의 교감을 그린 ‘E.T.’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유다.

특이한 것은 영화의 흐름이 말 조이의 시선으로 진행된다는 점. 전쟁이 터지면서 ‘군마(軍馬)’가 된 조이는 영국과 독일군, 프랑스 민가를 오가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한다. 영화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거나 정치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감독은 “등장인물의 국적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전쟁 중에 나타나는 휴머니티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년간 직접 말을 키워온 스필버그 감독은 2010년 소설을 토대로 만든 연극을 보고 감동 받아 영화화를 결정했다. 최대한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 등 특수효과를 배제하고 조이 역에만 14마리의 대역마(代役馬)를 사용했다. 감독의 정성 덕일까, 조이의 연기는 어느 연기자보다 인상적이다. 다만 첨단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말(言) 없는 말(馬)’에게 의존하는 146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북미에서 지난해 말 개봉했던 영화는 이미 전 세계에서 1억1800만 달러(약 1321억6000만 원) 이상의 흥행수입을 거뒀다.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우수작품상과 촬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2세 관람가.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인간의전쟁#워호스#스티븐스필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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