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감독들, 세게 치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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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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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 니콜 키드먼 주연 ‘스토커’… 봉준호 - 400억 쏟아부은 ‘설국열차’김지운 - 슈워제네거 액션 복귀작… 윤제균 - 한국판 인디아나존스 제작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 윤제균 감독, 김지운 감독(왼쪽 부터)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 윤제균 감독, 김지운 감독(왼쪽 부터)
왕을 상징하는 ‘흑룡’의 해에 한국 영화계의 제왕들이 귀환한다.

올해는 유난히 ‘센’ 감독들의 작품이 많다. ‘감독의 예술’이라는 영화에서 감독의 힘은 절대적이다. 시나리오에서부터 극의 짜임새, 배우의 연기까지 영화의 모든 걸 좌우한다. 관객들이 센 감독의 영화를 기다리는 이유다. ‘마더’(2009년) 이후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졌던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로, 박찬욱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로, 최동훈 감독은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하는 ‘도둑들’로 관객들과 만난다.

○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우린 국제파”

한국 영화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 붓는 ‘설국열차’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박찬욱 감독이 대표인 모호필름이 제작하고 미국과 일본 자본이 참여한다. 한국 배우로는 송강호가 출연하고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합류한다. 대사는 70% 이상이 영어다. 올해 초 시작될 촬영은 헝가리와 체코에서 외국인 스태프와 진행한다. 미국 수출을 위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배급을 맡는다. 영화는 갑자기 빙하기가 닥친 지구에서 유일한 생존 공간인 설국열차를 두고 벌어지는 인간군상의 갈등을 그린 액션물이다.

박찬욱과 김지운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돌아온다. 박 감독이 ‘박쥐’(2009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스토커’에는 니콜 키드먼, 미아 와시코스카, 매슈 구드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출연한다. 갑자기 아버지를 여읜 딸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삼촌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로 최근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라스트 스탠드’는 ‘정치 외도’를 끝낸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복귀작이다. 슈워제네거는 멕시코의 마약범죄 조직에 맞서 국경지역의 조그만 마을을 지키는 늙은 보안관으로 등장한다. 독특한 영상세계를 선보였던 박 감독과 김 감독이 할리우드의 거대 시스템 안에서 자기 색깔을 얼마나 지켜낼지 주목된다.

‘해운대’로 1000만 관객 신화를 쓴 윤제균 감독은 ‘템플스테이’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다. 윤 감독이 대표인 JK필름과 ‘나홀로 집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만든 할리우드 제작사 1492픽처스가 공동 제작하는 이 영화는 ‘한국판 인디아나존스’로 불린다. 한국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던 미국 가족이 미지의 공간에 빠져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어드벤처물이다.

○ 최동훈, 김용화, 김지훈 “우린 흥행파”

흥행 성적이 좋았던 감독들의 영화도 쏟아진다. ‘타짜’(680만)와 ‘전우치’(610만)의 최동훈 감독은 올여름 ‘도둑들’을 선보인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고가의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선 5인조 도둑들의 활약을 그렸으며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김혜수, 김해숙 등이 출연한다. 톱스타들이 줄줄이 나와 ‘한탕’을 노린다는 줄거리가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의 ‘오션스 일레븐’을 떠올리게 한다.

‘미녀는 괴로워’(660만) ‘국가대표’(830만)의 김용화 감독은 고릴라가 최고의 야구 스타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 고’를 연출한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드는 고릴라 캐릭터가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제7구단’이 원작이다.

지난해 ‘7광구’로 흥행 경쟁에서 쓴잔을 마신 김지훈 감독은 ‘타워’로 만회를 노린다. 서울 고층빌딩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재로 설경구, 김상경, 손예진이 출연한다. 2007년 ‘화려한 휴가’로 730만 명을 불러 모았던 저력을 다시 보여줄지 주목된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Duelist’에서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여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이명세 감독은 액션물 ‘미스터K’를 맡았다.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가 나오고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는다. 이 감독의 예술성에 윤 감독의 흥행 감각을 더할 예정이다.

2월 개봉 예정인 ‘하울링’은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송강호, 이나영이 출연한다. 고참 형사 송강호와 신참 형사 이나영이 파트너가 돼 늑대 개를 이용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범죄 수사물이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 한석규, 전지현이 연기하는 ‘베를린’도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대작이다. 버림받은 북한 공작원에 관한 영화로 해외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다. 이 밖에 임상수 감독이 재벌사회를 그린 ‘돈의 맛’, 변영주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화차’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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