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은 “요즘 신나는 일? ‘연애’중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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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7시 00분


“관객에게 직접 내 연기를 보여준다는 즐거움이 너무 좋다.” 첫 연극인 ‘연애시대’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호평을 받은 박시은. 사진제공|쇼플레이
“관객에게 직접 내 연기를 보여준다는 즐거움이 너무 좋다.” 첫 연극인 ‘연애시대’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호평을 받은 박시은. 사진제공|쇼플레이
■ 연극 ‘연애시대’ 박시은

연일 매진 힘입어 연장 공연 GO GO!
수백명 관객 앞 연기…TV보다 더 짜릿


평소에는 좀처럼 하지 않는 일이었다. 누군가를 인터뷰하기 앞서 그에 대한 뒷조사를 감행한 것은. 예쁘지만, 까칠한 인형같은 이미지를 지닌 박시은(31)은 요즘 TV 카메라가 아닌 관객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처음으로 연극을, 그것도 대학로의 소극장 무대에 서고 있다. 함께 공연을 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실제로 같이 해 보니 박시은이란 사람이 어떻냐”고 물었다.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론은 두 개로 압축할 수 있었다. “예쁘다”와 “착하다”.

이 얘기를 인터뷰 때 고스란히 들려주니 박시은이 “아하하” 웃었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이제 ‘착하다’는 말이 맞는지만 검증하면 사실상 이 인터뷰는 끝이다.

박시은이 나선 연극은 ‘연애시대’라는 작품이다. 일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데, 사람들에게는 손예진과 감우성이 주연한 2006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로 기억에 남아 있다. 박시은은 드라마에서 손예진이 맡았던 하루를 연기하고 있다. 유산의 아픔을 겪은 후 이혼했지만 여전히 전 남편 리이치로를 사랑하는, 당차면서도 속 깊은 스포츠센터 강사 역이다. ‘연애시대’는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원래 11월20일에 막을 내리기로 되어 있었지만 연일 매진 사례에 힘입어 연극으로 보기 드물게 연장공연에 돌입했다.

박시은은 “내 연기를 관객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과거 언젠가 그는 드라마에서 남편을 잃고 우는 장면을 찍었다. 정신없이 울고나니 스태프들이 울고 있었다. 모두들 “너무 좋았다”라며 입이 마르도록 찬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의 연기를 보고 있었던 것은 TV 카메라뿐이었다. 그에 비해 연극에서는 수 백 명의 관객이 지켜본다.

TV 카메라 앞에서는 ‘바스트샷(상반신 촬영)’ 위주로 연기한다. 연극은 온 몸으로 해야 한다. 박시은은 “두 시간 내내 숨을 곳이 없어요”라고 했다. 그 말이 맞다.

지금도 ‘첫공(첫 공연)’ 생각만 하면 몸이 떨린단다. 설상가상 첫공에서는 부상도 당했다. 암전 때 기차레일에 머리를 부딪쳐 피가 흘렀다. 소품인 우산도 사라졌다. ‘내 첫공이 이렇게 망하는구나’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단다. “끝나고 나니 모두들 ‘앞으로 첫공만큼만 해라’더라고요. 첫공은 몇 개 꼽지 않는 제 베스트 공연에 들어가요.”

인터뷰 전에 객석에 앉아 ‘연애시대’를 봤다. 박시은의 대사는 또렷하게 들렸고, 눈빛이 가슴에 콱 박혔다.

“좋은 작품을 만나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요. ‘뮤지컬도 해볼까’했더니, (김)다현이가 ‘한 6개월 배우면 될 거야’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사실 ‘맘마미아’의 ‘소피’를 평생 한 번이라도 좋으니 해보고 싶어요. 문제는 노래가 ….”

‘박시은 열혈 팬이니 인터뷰할 때 꼭 좀 데려가 달라’고 조르던 후배 기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깜빡했다고 말했지만, 미안해. 사실은 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지 않았어.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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