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까지도 혹시 ‘실수’를 할까 봐자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열여덟 살까지 거기서 살다보니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뷰 도중 “내년이면 꺾어진 50대”라는 농담까지 할 정도로 우리말 실력이 늘고 여유도 생겼다.
가수 지나(24)는 열아홉 살이던 2005년 한국으로 와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지난해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꺼져줄게 잘 살아’와 ‘블랙 앤 화이트’로 ‘슈퍼 신인’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그가 짧은 공백을 끝내고 최근 미니앨범 ‘톱 걸’로 돌아왔다. ‘톱 걸’은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여자’라는 뜻이다. 지금 지나의 모습과 꽤 잘 어울린다.
“‘톱 걸’이라는 제목은 제가 지었어요. 처음엔 가사도 제가 쓰고 녹음까지 했는데 소속사 사장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고요. 맞는 지적이어서 휘성 선배의 도움을 받았어요.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과 저라는 사람을 조금 더 잘 알리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노래에 잘 녹아든 것 같아요.”
‘원래 이렇게 말을 잘했나’ 의아할 정도로 새 노래 설명에 막힘이 없었다. 이런 자신감은 ‘블랙 앤 화이트’ 활동 시절 자신을 자책한 결과이기도 했다.
“호기심도 많고 욕심도 많았는데, 기를 펴지 못하고 안으로만 숨어들어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자극을 받는 만큼 더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마인트 컨트롤을 하게 됐죠.” 지나는 데뷔 이후 글래머러스한 몸매 때문 에 실력보다 외모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이번에는 ‘섹시 콘셉트’로 하나를 정해놓기 보다는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요. 데뷔전 누군가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누구도 이길 수 없다’고 말해줬는데 이제 그 말이 이해가 돼요. ‘톱걸’처럼 자신 있게 즐겁게 노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