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과 차승원에게서 발견할 수 없었던 이동욱만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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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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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개성이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이 인기몰이를 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조금씩 천천히 스며드는 캐릭터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천천히 스며드는 캐릭터의 선두주자는 SBS 주말 드라마 ‘여인의 향기(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 제작: 에이스토리)’‘강지욱’역의 이동욱이다.

극 중 이동욱 역시 과거의 많은 인기를 얻은 인물들처럼 차가운 완벽남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빈이 맡은 ‘김주원’과 차승원이 맡은 ‘독고진’이 그랬던 것처럼 유별난 성격에 자신을 매우 사랑하고 자기 멋에 취해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는 점잖고 차분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직장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직원을 도와주고 잦은 야근으로 지친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기도 한다.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듯해 보이지만 그 속에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지욱’이란 인물은 기존의 인기를 얻은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그러나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은 어느새 그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것은 바로 매 장면마다 빛을 발하는 이동욱의 내면연기 덕분이다.

걸음걸이 하나에서 만사가 귀찮은 그의 심정을 알아챌 수 있으며, ‘연재’를 바라보는 처연한 눈빛에서 시청자들은 ‘지욱’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집에 찾아올 ‘연재’를 맞이하기 위해 옷을 고르고 집안을 정돈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얼굴 표정을 통해 설레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으며 넥타이를 풀어헤치는 신경질적인 모습에선 ‘지욱’이 ‘연재’로 인해 느끼고 있을 내면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동욱의 연기는 단지 대사 전달뿐이 아닌 그의 감정에 따라 미세하게 변하는 눈빛과 얼굴표정, 그리고 순간에 맞게 계산된 몸짓 하나하나 모두를 포함한다. 이동욱은 이모든 것을 ‘강지욱’이 되어 ‘강지욱’에 맞게 표현해내고 있다.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으니까.”라는 소위 오글오글 거리는 대사를 할 때에도 이동욱의 안정감 있는 연기 톤에 완벽한 감정처리가 입혀져 어색함 없이 시청자들을 장면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었고 나아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들며 서서히 스며든 이동욱의 존재를 반신반의하던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강한 캐릭터만이 인기를 얻고 살아남는다는 법칙을 깨고 조금씩 천천히 스며드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가슴 깊은 곳을 툭툭 건드리며 판도를 바꾼 이동욱은 ‘여인의 향기’에서 진정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하반기 대세남의 입지를 굳혔다.

이동욱, 김선아, 엄기준, 서효림 주연의 ‘여인의 향기’는 주말 오후 9시 50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제공ㅣ 점프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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