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75년 가수 정훈희, 스토커에 피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20일 07시 00분


‘파도여 슬퍼 말아라/파도여 춤을 추어라/끝없는 몸부림에/파도여 파도여 서러워 마라/솟아라 태양아/어둠을 헤치고/찬란한 고독을 노래하라/….’

가수 정훈희가 부른 대표적인 히트곡 ‘무인도’의 일부분이다. 정훈희는 서구적인 외모에 뛰어난 가창력으로 1970년대 인기를 끈 톱가수 중 한 사람이다. 특히 해외 가요제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입상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던 가수로 요즘에도 꾸준히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1975년 오늘,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톱스타 정훈희가 한 청년으로부터 피습당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오후 1시30분께 서울 도봉구 미아동 삼미극장 분장실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정훈희의 얼굴에 20대 현 모씨가 시멘트 조각을 던졌다. 정훈희는 얼굴을 심하게 다치며 충격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현 씨는 정훈희를 짝사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팬임을 자처한 그는 정훈희를 보기 위해 상경했고 공연 포스터를 본 뒤 현장을 찾아가 만남을 청했다. 하지만 공연을 앞뒀던 정훈희를 만날 수는 없었고 결국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그를 공격하고 말았다.

정훈희가 누린 인기의 일단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지만 그의 명성은 이미 그해 2월 해외까지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칠레에서 열린 칠레국제가요제에서 정훈희는 ‘무인도’로 3위에 입상했다. 하지만 가요제 직후 음식과 기후 등이 맞지 않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당시 칠레 대통령은 정훈희에게 위로의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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