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 레드 or 애프터스쿨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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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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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가수들 일부멤버 ‘유닛’ 구성 독립활동 눈길
기획사들 “개성 살리고 인지도 올리는 데 큰 효과”

애프터스쿨은 새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블루’와 ‘레드’ 유닛으로 팀을 나눠 선의의 경쟁에 나섰다. 위 사진은 또 다른 유닛 ‘오렌지캬라멜’로 활동한 레이나 리지 나나. 플레디스 제공·동아일보DB
애프터스쿨은 새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블루’와 ‘레드’ 유닛으로 팀을 나눠 선의의 경쟁에 나섰다. 위 사진은 또 다른 유닛 ‘오렌지캬라멜’로 활동한 레이나 리지 나나. 플레디스 제공·동아일보DB
애프터스쿨이 애프터스쿨과 경쟁한다?

8인조 걸그룹 ‘애프터스쿨’이 4인조 유닛 ‘레드’와 ‘블루’로 나뉘어 20일 각각 음반을 발표한다. ‘레드’는 섹시함을, ‘블루’는 청순함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같은 팀이 둘로 나뉘어 경쟁을 선언하게 된 것. 애프터스쿨이 15일 홈페이지에 두 유닛의 앨범 재킷을 공개하자 누리꾼들은 “레드가 더 멋지다” “블루팀 리더는 누가 될까” 등의 댓글을 올리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닛이란 ‘그룹 내 그룹’으로 프로젝트 성격이 강한 팀을 뜻하는 말. 예전에는 일부 멤버들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별도로 활동하면 “팀이 해체되는 것 아니냐”며 수군거렸지만 요즘엔 “소녀시대는 유닛 활동 안 하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닛 활동이 아이돌 그룹 팬들에겐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유닛 활동이 활발해진 이유는 멤버들의 드라마 촬영이나 뮤지컬 공연 등 개별 활동이 잦아지면서 모두가 모이는 단체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4인조 걸그룹 ‘천상지희’의 멤버 다나와 선데이는 ‘천상지희-다나&선데이’란 유닛을 꾸려 11일 ‘나 좀 봐줘’란 곡을 발표했다. 멤버 스테파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발레단에서 활동하게 되자 유닛 구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프터스쿨도 유이와 리지가 드라마와 시트콤에 출연하면서 ‘레드’와 ‘블루’라는 유닛을 구성했다. 소속사인 플레디스의 김용 이사는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잡을 수 있으면서도 두 팀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활동 범위와 분위기에 따라 가장 다양한 유닛을 선보이는 팀은 ‘슈퍼주니어’다. 애초부터 ‘따로 또 같이’를 모토로 결성된 이 팀은 13명이란 많은 팀원을 활용해 활발하게 유닛을 만들어냈다. 슈퍼주니어-T(이특 희철 강인 신동 은혁 성민)는 트로트를 선보였고, 중국어권을 겨냥해 객원 멤버를 영입해 꾸린 슈퍼주니어-M(시원 려욱 규현 동해 헨리 조미 은혁 성민)은 ‘태완미(太完美)’로 대만 등에서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발라드 유닛 슈퍼주니어K.R.Y(예성 려욱 규현)는 드라마 OST를 부르며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슈퍼주니어는 활발한 유닛 활동 덕분에 단체로 무대에 설 때도 레퍼토리가 더욱 다양해졌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김은아 팀장은 “멤버들의 개성을 고루 살릴 수 있고 개개인의 인기도 올리기 쉽다”고 말했다.

그룹에 묶여 있는 바람에 평소 보여줄 수 없었던 장기를 선보이기 위해 유닛을 선택하기도 한다. 5인조 ‘빅뱅’의 멤버들은 개인적인 취향과 끼에 맞춰 솔로 활동을 병행해왔다. 지난해엔 유닛 ‘GD&TOP(지드래곤 탑)’을 구성해 ‘뻑이 가요’를 발표했다. 이 유닛은 다섯 명의 멤버가 잘 짜인 안무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춤추던 모습에서 벗어나 별도의 무대 장치나 안무 없이 두 사람의 즉흥적인 퍼포먼스로 무대를 꾸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룹 내 신인 멤버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닛 활동을 하기도 한다. 애프터스쿨의 신인 멤버 나나 레이나 리지 3명은 강렬한 이미지의 모그룹과 차별화해 귀여운 유닛 그룹 ‘오렌지캬라멜’을 결성해 ‘마법 소녀’와 ‘방콕 시티’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단기간에 인지도를 올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닛 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룹과 멤버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유닛부터 만들면 오히려 그룹 전체 인지도가 낮아지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며 “멤버의 개별 활동과 달리 유닛은 팀의 정체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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