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드라마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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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7시 00분


OCN 드라마 ‘신의 퀴즈2’ 포스터.
OCN 드라마 ‘신의 퀴즈2’ 포스터.
‘신의 퀴즈2’ 가파른 시청률 지상파 위협
‘로맨스가…’ 日 판권액 지상파와 비슷
“방영 시간대도 정면 대결…자신있다”


‘케이블 드라마는 비주류, 이젠 옛날 이야기.’

요즘 지상파 드라마 상당수가 1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침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신의 퀴즈 2’ ‘로맨스가 필요해’ 등 현재 케이블·위성 채널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해 눈길을 끌고 있다.

OCN 12부작 메디컬 수사드라마 ‘신의 퀴즈2’는 시즌 1에 이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면서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방송한 3화 ‘엘리펀트 맨’ 편은 평균시청률 1.77%, 순간 최고시청률 2.18%(AGB닐슨 집계)로 2주 연속 케이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한국대 법의관 사무소의 엘리트 의사들이 미궁에 빠진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사건의 비밀을 밝히고 수사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신의 퀴즈2’는 수사물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라는 방송가의 고정관념과 달리 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월, 화요일 밤 11시대 방송하는 tvN ‘로맨스가 필요해’ 역시 여성들의 공감 코드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방송 2주 만인 21일 1.57%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시청자가 공감하는 대사와 내레이션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지상파에 비해 자유로운 로맨스 전개와 성적 표현 등이 강점이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방송 전 일본에 선판매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본 내 TV 방송권과 DVD 판권을 5만∼10만불에 판매해 케이블·위성 자체 제작 드라마로는 물론이고, 지상파에도 뒤지지 않는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케이블·위성 채널 자체 제작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 규모나 출연자의 지명도에서 뒤진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과감한 물량 투입을 통해 소재와 표현의 유연성을 높인 결과 어느새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할 위치까지 이르고 있다.

CJ E&M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 자체 제작 드라마의 성공시대를 연 작품인 ‘야차’와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작인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작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표방하는 tvN은 월화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와 2일 종영한 수목드라마 ‘매니’를 각각 밤 11시와 9시대에 편성했다.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 방영 시간을 피해 편성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로 향후 지상파 드라마와의 정면 대결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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