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정치코미디 붐…세태풍자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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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7시 00분


1997년 최병서 ‘김동길 성대모사’

4·27 재보선이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각 당은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최대한 많은 표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유세를 펼치고 있다. 가히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는 늘 코미디와 희극의 풍자 대상이었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등장한 정치 풍자 코미디는 시청자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며 웃음을 안겨줬다. 그 핵심에 개그맨 최병서가 있었다. 최병서는 ‘인간복사기’로 불릴 만큼 성대모사에 관한 한 지금까지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최병서는 특히 주요 대선 후보들의 성대모사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1997년 오늘 최병서(사진)와 김동길 현 연세대 명예교수가 SBS ‘아이 러브 코미디’에 ‘동길 대 동길’에 함께 출연했다. ‘동길 대 동길’은 최병서가 1990년대 초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세태를 풍자했던 코너 ‘일요 칼럼’에서 유래됐다. 당시 최병서가 연기한 ‘최동길’은 김동길 교수를 흉내낸 인물.

최병서는 1987년 당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이른바 ‘1노 3김’ 대선 후보들의 목소리를 흉내내 ‘따따부따’라는 테이프를 만들며 정치 및 세태 풍자의 선두에 섰다. 이후 김형곤, 엄용수 등이 정치 코미디에 합류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반 TV에는 KBS 2TV ‘웃음한마당’의 ‘가는 클럽 토론회’,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대화’, SBS ‘코미디 전망대’의 ‘코미디 모의국회’ 등 정치 코미디의 붐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런 정치 코미디의 붐을 두고 일부에서는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만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최근 ‘개그콘서트’가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전과 같은 본격 정치 코미디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전보다 풍자의 신랄함은 더하고 있지만 그래도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건강한 관심을 이끌어낼 새로운 정치 코미디도 아쉬운 시절이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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