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삼’ 오지은 “어머님들의 밉상…어영이의 속사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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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3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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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들에게는 밉상으로, 며느리들에겐 대변인으로…”

요즘 어머니와 며느리 세대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드라마 캐릭터가 있다. 8주 연속 4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주간시청률 1위를 수성하고 있는 KBS2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의 막내며느리 어영. 시어머니 앞이라 어렵지만 할 말 하는 신세대 며느리 어영을 연기하는 탤런트 오지은은 어머니들 사이에서 ‘밉상’, ‘싸가지’로 불리며 미움을 받고 있다.

주로 논란이 됐던 어영의 대사는 이렇다.

“딸들은 집에서 차례 지내고 시댁 가면 안되나요?” “(남편 이상에게)당신처럼 나도 내 일이 중요해. 아이는 3년 뒤에 가질거야.” “나 같은 고급인력이 (시댁)집안일로 시간을 낭비해야 돼?”

남편과 시부모님에게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하다보니 드센 시어머니 전과자(이효춘 분)의 벼락같은 꾸중을 듣기도 하고, 이성적인 줄로 알았던 남편에게 쓴소리도 듣는다. 요새는 친정 아버지 주범인(노주현)과 계솔이(이보희)의 황혼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 통에 가족들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갈등유발자로 전락했다.

안팎으로 밉상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진이 빠질법한 오지은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드라마 촬영 중 전화를 받은 오지은은 “한때 어영이 캐릭터때문에 슬럼프까지 왔다”며 “드라마 속 어영이가 힘든만큼 나 또한 답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결혼한 어영이는 가족과 애인에게 헌신적이고 희생적이던 이전 모습이 사라지고 사소한 일에 각을 세우는 이기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연기자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고민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았다.”

캐릭터 변화와 날선 시청자 반응에 스스로도 쉽지 않은 시간이 있었음을 드러낸 신인 배우가 다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오지은은 “사람은 누구나 처한 상황에 따라 이중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엄마 없이 외롭게 자란 어영이가 왕재수에게 크게 배신 당한 후 이상과의 결혼생활에서 사랑에 대한 보상을 기대했을 것이다. 막상 닥친 현실이 다르다고 느꼈을 때, 결혼 생활은 지옥이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 같다.“

또 “캐릭터가 항상 좋은 이미지만 주면 좋겠지만, 갈등을 거쳐 해소의 단계를 통해 캐릭터에도 힘이 생긴다. 연기를 약하게 하면 색이 안나올 것 같고, 강하게 하다보니 질타도 받는다.”

하지만, 어영이가 며느리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응원에는 힘을 얻는다고 했다.

“특히 제사 관련한 어영의 대사로 욕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주변 분들이 ‘드라마를 본 시어머님이 ’친정에서 차례 먼저 지내고 올래?’라고 물어보셨다”고 말해주더라.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어영은 신세대 며느리 뿐 아니라 어머님들도 며느리 때 가졌던 의구심을 긁어주는 해소의 역할이 있는 것 같다.”

그는 “어영이는 악의가 있거나 철부지 캐릭터는 아니다. 속도 깊고, 엄마 사랑을 못받고 자라서 이상에 대해 바라는 것이 많아 히스테릭하게 반응하고 있다. 내 여동생이나 언니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너그럽게 봐주면 많이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탁했다.

‘수상한 삼형제’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오지은은 이미 2007년 신상옥 영화제 최우수 여자 연기상과 2007년 제6회 미장센 단편 영화제 연기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실력있는 신예다.

극 초반에 결별을 선언하는 애인 앞에서 속옷 뽕이 나오는 굴욕을 당하는 주사 연기나 나이트 물쇼신은 시청자들에게 화제를 모았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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