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시청률 여전히 한자릿수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이복 남매의 사랑… 친구 아내 둘러싼 삼각관계…

2년 전 화제를 뿌렸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와 이정아 작가가 다시 손을 잡고 만든 MBC 수목드라마 ‘트리플’(오후 9시 55분·사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TNS 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첫 회 5%의 전국 시청률로 시작한 트리플은 5회에서 최고점(9.3%)을 찍은 뒤 9일 방영한 10회에서 6.2%로 떨어졌다. 커피프린스는 최고 29.9%의 시청률까지 올랐지만 이번에는 시청률이 한 자릿수에서 답보 상태인 것.

커피프린스는 금기시돼 왔던 동성애를 다루면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남장 여자인 고은찬(윤은혜)을 최한결(공유)이 사랑하게 되면서 겪는 미묘한 심리 변화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공감을 얻었다.

트리플에서는 한 단계 수위를 높였다. 고교생인 이하루(민효린)가 이복 오빠인 신활(이정재)을 이성으로 좋아하고, 장현태(윤계상)는 친구 활의 부인인 최수인(이하나)에게 애정 공세를 펼친다. 즉 이복 남매의 사랑과 친구의 아내를 둘러싼 삼각관계를 내세운 것.

이런 설정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보기에 거북하다”(강다은) “스토리가 민망해서 가족들과 보기를 꺼린다”(문대위)는 의견들이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특히 9회에서 하루가 오빠인 활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 거부감은 더욱 고조됐다.

트리플의 무대가 되는 광고회사 ‘본드 팩토리’와 술집 ‘2번 창고’는 전작의 배경인 커피전문점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젊고 자유롭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도 그대로다. 하지만 드라마의 스토리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그런 장점들이 묻히는 듯하다. 게다가 방영 전 ‘피겨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정작 피겨와 관련된 장면은 흐름에서 벗어나며 뒤죽박죽 엉키고 있다.

트리플은 막바지를 향하고 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게 고민이다. 배역들의 부적절한(?) 사랑이 이뤄져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이뤄지지 못하면 드라마의 결말이 싱거워지는 애매모호한 상황에 빠져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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