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녕의 별★다방] 연예계 대표 ‘초식남’은 이정재

입력 2009-07-15 07:32수정 2009-09-2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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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뜯어먹는 남자’가 화제다. 사람을 범주화하길 좋아하는 일본에서 ‘초식남’(草食男)이라 명명한 이들이 국내에서 급부상한 데는 KBS 2TV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가 결정적인 단초로 작용한 듯 싶다. ‘뭐 저런 놈이 다 있나’란 반응보다는 공감 반, 신기함 반의 시선으로 ‘결못남’ 지진희를 대하는 것을 보면, 초식남은 딱히 붙일 이름만 없었을 뿐이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익숙한 존재였다는 생각도 든다.

초식남은 90년대 오렌지족에서 X세대, 된장남으로 불렸던 ‘멀끔한 70년대 생 남성’들의 진화 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단적으로 보면 그들을 대하는 시선이 과거 ‘멋이나 내고 놀 줄이나 알지’에서 ‘자신의 인생을 나름 즐길 줄 아는군’으로 바뀌었다고 할까.

비슷한 처지인 기자의 입장에서 초식남이 ‘연애에는 관심이 없는 놈들’이라고 딱 잘라 단정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으나 매끼 밥 먹듯 거르지 않는 운동과 데이트 중 무엇을 택하겠냐고 묻는다면 ‘그럴듯한 핑계로 운동 하고 난 뒤 데이트를 한다’는 게 초식남의 실체라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드라마 말고 현존하는 연예계의 초식남을 꼽으라면 배우 이정재가 아닐까. 본인은 ‘내가 왜’라고 발끈할 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로는 ‘그렇다.’

그가 초식남이란 이유는 많다. 으뜸인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집 내부 사진들은 30대 독신남의 모델 하우스 그 자체 아니던가. 한때 물 좋기로 유명했던 모 피트니스 클럽 구석의 러닝머신에 자리를 잡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며 30분 넘게 초속 5.5m의 느릿한 걸음을 하는 것은 또 어떻고.

얼마 전 가격대비 우아함을 한껏 즐길 수 있는 한 파스타 집에서 식사를 겸해 인터뷰를 했고, 이정재와 기자는 인근 갤러리에서 소화시킬 겸 그림 감상을 했다.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하는 작가가 안젤름 키퍼고 줄리안 오피란 사실을 알게 됐으며, 요란한 반응도 없이 ‘그렇구나’란 의미로 고개만 끄덕였다.

현재로선 연애보다 일이나 자신의 관심사에 더 관심이 가 있는 점도 그가 초식남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서 중 하나. 그러나 초식남이 연애에 담쌓는 이들일 거란 생각은 단연코 오해다. 약간 심드렁할 뿐, 풀만 뜯어먹고 사는 생명체가 대개 그렇듯 애정 어린 눈으로 소중하게 다뤄주면 ‘온순한’ 연인이 된다.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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