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 “유튜브 음원유출… ‘무료홍보’했다 생각”

  • 입력 2009년 5월 14일 07시 35분


‘전화위복’. 가수 채연(31)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위복”이란 단어를 먼저 꺼냈다. 2년 2개월 만에 발표하는 새 음반. 그런데 출시를 불과 일주일 여 앞두고 UCC사이트인 유튜브 등을 통해 수록곡 모두가 유출되는 ‘사고’를 당했다.

채연은 가볍게 떨리는 목소리로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일이 되고 보니 억울하다”고 했다.

“음반이 발표되기 전 노래가 유출되는 경우는 예전에도 많았어요. 그 때마다 가수인 저 역시 ‘혹시 노이즈 마케팅 아냐’란 의심을 했죠. 직접 당해보니 그런 마음을 가진 것 자체가 죄스럽더라고요.”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채연은 여전히 감정이 격앙돼 있었다. 하지만 이내 “많은 사람들이 제 음반이 나오는 걸 알게 됐으니 위안을 삼을 수밖에”라는 말로 난관을 이겨낼 뜻을 밝혔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닥친 억울한 상황에 좌절할 수 있는데도 빠르게 털어버리는 것은 소탈하고 시원스러운 그녀의 성격 덕분이다.

언제나 힘과 활기가 넘치는 무대 위 모습처럼 채연은 일상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섹시스타로 군림했던 그녀가 인기가 보장되는 ‘섹시코드’ 대신 듣고 보기 편한 음악과 무대를 택한 것도 이 같은 개인적인 성향의 영향이다.

채연은 “과도하게 섹시한 모습만 강조하면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워 멀리할 것 같았다”며 “힘을 빼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변신의 이유를 설명했다.

○“전엔 짧은 치마만 입어도 눈총…지금은 표현의 자유 생긴듯”

7곡을 담은 미니 앨범으로 나온 그녀의 신보는 세련된 전자음이 가미된 일렉트로니카가 큰 줄기를 이룬다. 이를 통해 채연은 대중음악의 유행을 이끄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매력을 과시한다.

1집부터 4집까지 호흡을 맞췄던 작곡가 김창환, 김우진은 이번 음반에도 함께하며 채연의 재능을 끌어내는 일을 도왔다.

김창환이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흔들려’는 새로운 사랑을 맞은 여자의 흔들리는 마음을 경쾌하게 표현한 가사와 반복되는 리듬이 인상적인 노래.

진한 흑인 음악의 향기를 풍기는 또 다른 곡 ‘서투른 이별’도 귓가를 잡는다.

오랜만에 무대 위에 서는 채연은 “어느 때보다 자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초 중국에 진출해 1년 동안 현지에서 스타로 도약한 경험도 자신감을 불어넣은 원동력. 최근 가요계에 여자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현상 역시 그녀에게 긴장과 힘을 동시에 주고 있다.

“그동안 TV를 보면서 한숨을 많이 쉬었죠. 솔직히 밀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독보적인 가수는 아니잖아요. 여자 솔로 가수들이 적었던 시기에는 짧은 치마만 입어도 따가운 눈길을 받았어요. 요즘엔 여가수들이 많으니 보는 눈도 여유로워진 듯해요. 표현의 자유가 생긴 거죠.”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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