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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4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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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비(본명 안지호)의 날갯짓이 힘차다.
4월7일 디지털 싱글 ‘마음이 다쳐서’를 발표한 나비는 크라운제이와 함께 녹음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 일주일 만에 5만 건의 클릭수를 기록했다. 한 음악사이트에서 진행된 감상평 이벤트도 3일 만에 7000건을 기록했다. 최근 개설한 미니홈피도 하루 방문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나비는 대중의 뜨거운 반응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찾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녀는 지난 해 6월 발표했던 데뷔곡 ‘아이 러브 유’를 통해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뽐냈다. 팝 스타일의 이 노래는 스타일도 신선했고, 멜로디도 쉬워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나비는 “과연 내 스타일일까” 고민이 컸다고 한다. “‘아이 러브 유’는 분명 좋은 노래인데, 저와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가사는 예쁘고 사랑스럽고 앙증맞고 깜찍한데, 그건 나의 이미지가 아닌 것 같아요.”
나비는 “음반 활동이 없는 동안 적당히 쉬고 적당히 일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은 100곡에 육박하는 노래의 데모를 들어보고 녹음하면서 공백기 대부분을 자신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자신에게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는지도 잘 모르는 체.
“내가 뭘 잘하는지, 맞는 곡이 무엇인지 모른 상태에서 녹음만 하다보니 너무 힘들었어요. 수많은 노래를 불렀지만 내 색깔이나, 가창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생각에 회의가 들더군요. 한동안 노래하기 싫어 방황도 했어요. 그러다 만난 곡이 바로 ‘마음이 다쳐서’였죠.” 처음에는 이 곡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녹음해서 다시 들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바로 자신의 지나간 사랑 때문이었다. 1년 가량 만난 남자와 헤어진 후 두 말 만에 녹음한 탓에 이별 가사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됐다. 노래를 듣는 사람도 그만큼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고집이 센 편이죠. 내가 하기 싫은 건 절대 하지 않고, 또 마음이 가야 노래를 부르는 나도 편하고, 전달력이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마음이 다쳐서’는 제 색깔을 잘 보여주는 노래라 할 수 있어요.”
나비는 이번에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을 확실히 알려, 거미와 린 화요비 등을 이을 ‘가창력의 가수’라는 인정을 받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