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연예인교수들 뜬다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박지헌-옥주현-이인혜씨 등 잇단 발탁

20, 30대 젊은 연예인들이 대학 강단으로 몰리고 있다.

남성 3인조 보컬그룹 ‘V.O.S’의 리더 박지헌(32)은 올해 1학기부터 충남 대전의 우송정보대 예술학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임용됐다. 박지헌은 모교인 우송정보대의 부탁으로 ‘가창실기 및 공연리사이틀’ 강좌를 맡아 2일 첫 강의를 했다.

첫 강의를 마친 그는 “교수라는 타이틀로 후배 앞에 서니 감회도 새롭고 아직은 혼란스럽다”면서 “요즘 가요계가 힘들어서인지 학생들도 고민이 많아 보였는데 음악적 열정을 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4인조 여성그룹 ‘핑클’ 출신으로 최근 뮤지컬에서 활약 중인 가수 옥주현(29)도 신임 교수로 발탁됐다. 옥주현은 경기 성남시의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에서 가창실기와 뮤지컬 등 두 과목을 강의한다. KBS2 드라마 ‘쾌걸 춘향’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인혜(28) 역시 지난달 26일 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 방송연예탤런트 학부 겸임교수가 됐다.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에 다니고 있다.

연예인 교수 임용은 전례가 없던 일은 아니다. 탤런트 유동근 이광기, 개그맨 남희석 김수용 등이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이들은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40대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연령이 낮아졌다.

대학 측은 ‘젊은’ 연예인 교수의 강점으로 ‘동기 부여’와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김혜지 우송정보대 교수는 “연예계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비슷한 나이대의 교수는 대화도 잘 통하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 모델’이 된다”면서 “박지헌의 첫 강의에 수강생 전원이 출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 연예인의 강단 진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 경력이 짧은 연예인들이 대학 교과과정을 제대로 소화할지도 의문이라는 것. 변재란 순천향대 공연영상미디어학부 교수는 “학생 유치에 유리한 학교 홍보를 위해 젊은이가 선호하는 ‘스타’를 영입할 의도라면 곤란하다”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교육에 대한 자질과 열정, 비전이 있는 이들을 교수로 임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