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모인 카니발, 1만 명 관객을 매료시키다

  • 입력 2008년 12월 14일 11시 02분


11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카니발의 잔치는 ‘종합선물세트’였다.

13일 오후 7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카니발의 첫 콘서트 ‘더 카니발’에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콘서트 무대에 나온 전람회의 서동욱과 다시 뭉친 패닉의 김진표, 그리고 청춘들의 마음을 절절하게 노래했던 카니발의 김동률과 이적까지.

1990년대 추억을 안고 있는 가수와 노래들이 ‘콘서트’라는 상자에 맛있게 배치돼 있었다.

카니발은 이적과 김동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1997년 1집 ‘그땐 그랬지’를 발표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후 공연이나 음반 활동 없이 11년을 흘려보냈다.

이날 공연장장을 가득 메운 1만 여명의 관객들은 2시간 30분 동안 카니발의 노래 한 곡 한 곡에 열광하며 향수에 젖어들었다.

예상치 못했던 게스트의 깜짝 등장과 이어지는 솔로 무대, 11년 만에 처음으로 보는 카니발의 모습 등은 긴 시간 동안 1만 명의 관객들을 환호하게 했다. 이적과 김동률은 하나의 목소리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보답했다.

카니발은 팀 이름답게 공연 시작 전부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광대와 독특하게 생긴 인형탈을 쓴 무용단이 관객석 사이를 돌아다니며 흥미를 유발시켰다.

공연의 막을 올린 이후에도 ‘다행이다’와 ‘아이처럼’ 등 솔로곡을 바꿔 부르는가 하면, 패닉의 ‘강’과 김동률의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를 부르면서는 아쟁과 사물놀이 등 국악기를 무대에 올리며 다양함을 추구했다.

또한 대형 와이드 LED를 통한 영상과 30인조 오케스트라, 적재적소에 터지는 폭죽, 현란한 조명, 움직이는 대형 무대까지 ‘공연 완벽주의자’ 김동률과 이적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연출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연 분위기는 카니발의 히트곡 ‘그땐 그랬지’를 부르면서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특히 김동률 솔로 1집 ‘내 오랜 친구들’을 부를 때 전람회 멤버 서동욱이 깜짝 출연,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전람회가 뭉치자 이제 질 새라 이적과 함께 김진표가 등장, 패닉의 모습으로 ‘내 서랍 속 낡은 바다’를 부르기도 했다. 팀 결성 이래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선 이적, 김진표, 김동률, 서동욱은 카니발의 ‘그녀를 잡아요’를 합창하며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적과 김동률은 “안녕하세요. 카니발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후 “11년 만에 이 이름으로 인사를 하는 것 같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또한 11년 동안 카니발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공연이나 음반을 하다가 영영 안 보게 될까봐”라고 재치 있게 말하고는 “이런 날이 오게 될 줄 우리도 몰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나이를 먹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을 때까지 딱 11년이 걸렸다는 카니발. 이들은 “사실 이번 공연을 위해 여러 번의 리허설을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환호성에 근심이 날아갔다”며 “이런 무대가 언제 다시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을 기억하겠다. 공연을 찾아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본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립 박수와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들을 위해 카니발은 “뒤늦게 카니발의 존재를 알려준 노래”라고 곡을 소개한 후 ‘거위의 꿈’을 열창하며 막을 내렸다.

카니발의 공연은 14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제공|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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