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 기자의 PIFF 레터] 사직에 텐트치고 영화로 밤밝히다

  • 입력 2008년 10월 9일 07시 54분


#장면 1. 7일 밤 부산 사직야구장 앞

텐트가 세워졌습니다. 침낭과 돗자리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8일자 부산 지역 언론들이 전한 사직야구장 앞 풍경입니다.

8년 만에 ‘가을에 야구하자’는 열망을 현실로 이루어낸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부산갈매기’들의 애정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실감케 합니다. 8일 롯데와 삼성 라이온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야구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은 인터넷 입장권 예매 시작 26분 만에 2만6000장이 팔려나갔다는 데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후 3시부터 판다는 현장 판매분 4000장을 구하려는 ‘부산갈매기’들의 날갯짓은, 기자와 같은 ‘외지인’의 눈에 신선하기만 합니다.

#장면 2. 7일 밤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

모두 10개 상영관을 가진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로비도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 가운데 하나인 이 곳은 늘 붐비고 또 넘쳐났습니다. 그 가운데 영화평론가 김영진 명지대 교수도 있었습니다. 영화제 모듈레이터 및 방송 진행자로도 관객에게 낯익은 그 역시 “영화 보러 가야 돼”라며 서둘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내노라 하는 유명 감독도 일반 관객과 함께 객석에 있었습니다.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오른 뒤 상영관에 불이 켜졌지만 그는 곤한 표정으로 잠에 취해 있었습니다. 많은 영화를 보느라 발품을 팔았을 것이고 영화 관계자들과도 끊임없이 만나야 했겠지요. 그래서 쌓인 ‘즐거운 피로’를 잠시 풀어내는 듯 보여 미소 짓게 했습니다.

#축제는 계속 된다

부산국제영화제 김정윤 기획홍보팀장은 “해외 관객은 물론 중장년층 관객들이 예년에 비해 늘었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예매 몇 분 만에 티켓이 매진되고 ‘미드나잇 패션’도 3년 연속 매진됐다는 등의 자료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부산국제영화제 관객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9일 프로야구 롯데-삼성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월드스타’ 강수연이 시구와 시타를 한다고 합니다. 부산 시민들의 프로야구 열기와 부산국제영화제 관객들의 열띤 분위기가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셈이죠. 부산은 지금 그렇게 축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산|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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