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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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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부산영화제에 병행해 열리는 견본시 ‘아시안 필름 마켓’.
여기에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지방 민간방송국으로서 자체 제작한 드라마를 출품하는 ‘홋카이도(北海道) TV방송(HTB)’ 오기야 다다오(荻谷忠男) 사장은 1일 도쿄(東京) HTB지사에서 “홋카이도에서 직접 아시아로 발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의 작은 민간 방송국에서도 이런 작품을 만든다는 것을 아시아에 알리고 싶었다. 물론 작품이 팔린다면 더 좋겠지만.(웃음)”
출품작은 2006년 제작한 드라마 ‘보리밭에서 잡아라’. 라벤더의 고향이라 불리는 홋카이도 가미후라노를 배경으로 농부 가족 3대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고 따뜻하게 그렸다.
직원 200명도 안 되는 HTB는 도쿄의 웬만한 중앙방송국조차 외주로 대신하는 드라마를 매년 한 편 자체 인력만으로 제작한다. 매번 적자지만 무형의 자산인 제작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지키기 위해서다.
HTB가 발굴한 홋카이도 출신 배우 오이즈미 요(大泉洋)는 전국 차원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1996년부터 그가 출연한 버라이어티 방송 ‘스이요 도데쇼(수요일, 어떨까요)’는 계열사인 아사히TV의 전국 방송망뿐 아니라 지방의 독립 방송국에도 팔려나갔다. 방송을 편집한 DVD는 총 170만 개가 팔렸다.
‘아시아로 향한 직접 발신’을 위해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지의 방송사와 활발한 방송교류도 벌이고 있다. 1996년부터 “남쪽나라에 눈을 내려주자”는 기치 아래 진행된 ‘홋카이도 아워’라는 프로그램은 홋카이도의 관광객 유치에 큰 기여를 했다.
“대만에서 홋카이도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 10년간 5배가 늘었다. 1999년 대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90% 이상이 우리 방송을 보고 찾아왔다고 답했을 정도다.”
이 같은 성과를 평가받아 지난해에는 일본 총무상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HTB는 이제 한국 시장을 노린다. 올 8월 동아일보의 자매회사인 동아닷컴과 제휴하고 향후 한국과의 협력관계 강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디어 재편의 시대라고 한다. 지방 방송국은 갈수록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다. 한때 위기감도 느꼈지만 지금은 이런 환경을 어떻게 이용할까 머리를 짜내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