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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6일 2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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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수 많은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밤 시간대와 새벽까지도 게시물이 올라오며 서로 정보 공유를 하는 등 소통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평일 밤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대인 10시가 가까워 올수록 ‘닥본사 하러 사라진다’는 게시물이나 댓글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방송보러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의미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볼만한 드라마가 많아져 누리꾼들이 행복한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 월화 드라마로는 탄탄한 구성력과 시나리오를 가진 MBC ‘에덴의 동쪽’,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박’을 꿈꾸는 심리를 자극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SBS ‘타짜’가 있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김명민의 열연과 수많은 조연들이 합세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MBC ‘베토벤 바이러스’, 송일국의 사극 연기가 일품인 KBS ‘바람의 나라’, 박신양과 문근영을 앞세워 조선시대 풍속화가를 그린 점에서 신선한 평가를 받는 SBS ‘바람의 화원’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렇다 보니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페이지뷰나 방문자수가 증가할 시간대에도 무척이나 한적해졌다. ‘닥본사’하는 누리꾼들에게는 재방송은 의미가 없고 꼭 본방송을 봐야만 하는 것이 철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다음날 대화에 참여할 수 있고 한편이라도 보지 않으면 곧 ‘왕따’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또한 드라마가 인기가 많으면 자연스레 관련된 짤방(게시물이 삭제되지 않도록 올리는 짤림방지 이미지)과 움짤(움직이는 짤방)도 많아져 볼거리도 다양하다.
사극이나 정통 드라마를 탈피해 쉽게 웃을 수 있는데다 잔잔한 감동까지 전해주는 ‘베토벤 바이러스’가 가장 짤방이 많이 올라와 인기를 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요즘 같으면 정말 살맛난다. 기다려지는 드라마가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로 아주 좋다”면서 “인기 많은 요인은 모처럼 나온 웰메이드 작품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역시 좋은 작품들이 많다보니 “왜 한꺼번에 쏟아내 뭘 볼지 결정을 못하게 만드느냐”고 말하는 우유부단한 누리꾼들도 생겨난 것도 최근의 특징이다.
김동석 웹캐스터 kim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