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의 평상시 모습은

MBC “나는 이영애다” 다큐멘터리 26일 방영

“‘대장금’이나 ‘친절한 금자 씨’나 기대 이상의 반응이 오니까 기쁨이 큰 만큼 조금 숨고 싶고 대중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2005년 ‘친절한 금자 씨’ 출연 이후 영화와 드라마 활동을 쉬고 있는 배우 이영애(사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MBC는 2003년 9월 방송돼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던 ‘대장금’ 방송 5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 ‘나는 이영애다’를 26일 오후 9시 55분 방영한다.

연출자 이모현 PD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는 배우 이 씨의 일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CF 속의 이 씨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여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챙이 큰 모자를 눌러쓰고 청바지를 입은 채 편의점이나 서점에 다니는 평소 모습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생활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기피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이 씨의 성격 탓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말이다.

1991년 초콜릿 광고 이후 18년간 240여 편의 CF에 출연한 이 씨는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CF 속 이미지가 넘어서야 할 벽이었다고 말한다.

“CF 속의 이미지는 저의 딜레마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그것을 깨기 위해 술집 작부 역할을 맡았을 때 직접 술을 먹으면서 처절하게 준비했어요.”(이영애)

이 씨의 매니저인 이주열 씨는 ‘대장금’ 출연을 앞두었을 때가 배우 생활 중 가장 큰 고비였다고 말한다. 3년의 연기 공백 뒤에 단독 주연으로 6개월간 이어지는 사극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것.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60여 개국에 수출돼 국제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 현장도 다큐멘터리에 담겨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중계로 ‘대장금’이 결방되자 항의전화가 방송국에 쇄도해 올림픽 방송을 중단하고 ‘대장금’을 내보냈다.

이란에서는 ‘대장금’을 보고 한국 음식을 먹는 가정이 생겨나고 집안 일 잘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양금(장금의 이란 식 발음)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 씨는 3년째 방송을 쉬고 있는 것을 ‘신비주의’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밝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