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롤렉스-쉰애’ 어때?”…MBC ‘개그야’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1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를 패러디해 화제를 낳고 있는 MBC ‘개그야’의 ‘우리도 결혼했어요’ 출연진. 왼쪽부터 조승재(자정이 역), 이국주(서인연), 전환규(크라운퐝규 역). 박영대 기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를 패러디해 화제를 낳고 있는 MBC ‘개그야’의 ‘우리도 결혼했어요’ 출연진. 왼쪽부터 조승재(자정이 역), 이국주(서인연), 전환규(크라운퐝규 역). 박영대 기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우리 결혼했어요’가 있다면 ‘개그야’(금 오후 10시 50분)에는 ‘우리도 결혼했어요’가 있다. 등장인물은 크라운제이와 서인영이 아닌 크라운퐝규와 서인연. ‘우리…’에서 크라운제이의 친구로 등장하는 자경이는 ‘우리도…’에선 자정이다. 지난달 30일 첫 방영된 ‘우리도…’는 입소문을 타며 낮은 시청률로 허덕이던 ‘개그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옷차림에 머리스타일, 말투, 손짓까지 완벽하게 따라한 그 자체도 웃기지만 그보다 더 큰 웃음은 살짝 비트는 데 있다. ‘신상 올 블랙 구두’는 ‘신상 올 블랙 김말이’로, 서인영이 크라운제이를 부를 때 호칭인 “서방∼”은 “지방∼”으로, 미국 애틀랜타 출신 크라운제이와 달리 크라운퐝규는 경남 거창 출신의 토종이다.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전환규(28), 이국주(22)를 만났다.

“국주와 함께 ‘고독한 킬러’를 끝내고 서로 다른 코너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우리도 결혼했어요’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이번만은 예쁜 여자 파트너와 해야겠다고 했는데 국주를 본 순간 머리 위에 후광이 비치더라고요. 우린 어쩔 수 없이 같이해야 하는 운명인가 봐요.”(전)

실제로 크라운제이와 전환규는 친구 사이. 3년 전 방송국 대기실에서 우연히 만나 친해졌다. 이날 입고 온 ‘A’가 씌어진 티셔츠도 크라운제이가 준 것이라고 한 그는 “걸음걸이나 말투까지 크라운제이와 서인영이 짬짬이 코치를 해주고 있다”며 “이제는 평소 말투까지 바뀌었다”고 말했다.

첫 방영 후 똑같이 따라하기에 매진했다면 앞으로는 ‘일밤’이 ‘개그야’를 따라할 수 있도록 ‘우리도…’만의 색깔을 내는 게 목표다. 이국주는 “‘우리…’가 가상 상황을 놓고 벌이는 리얼리티를 보여줬다면 ‘우리도…’는 카메라가 꺼졌을 때의 뒷모습은 어떨까를 유머 있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코너의 설정상 무대에선 티격태격하지만 MBC 개그맨 공채 출신인 전환규와 이국주는 오누이 같은 선후배 사이. 이국주는 “크라운퐝규가 개그맨 치고 잘생긴 얼굴”이라고 평했고 전환규는 “남자처럼 근성과 근력 있는 국주의 성실함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오래 갔으면 해요. 그 코너가 막을 내리면 우리 코너도 존재 의미가 사라지잖아요. 재미도 없는데 관성처럼 질질 끄는 개그는 질색이거든요. 크라운퐝규와 서인연도 재미가 없어지면요? 국주야, 그땐 우리 롤렉스(알렉스)와 쉰애(신애)로 가야 하는 거니.”(전)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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