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괴짜맨들 “호나우두, 뻥축구 한판 할래?”

  • 입력 2008년 5월 17일 08시 23분


연예인 대표축구단, 뷰렛 시스템

《‘플레이 보이즈’ ‘용띠클럽’ ‘건전지’ ‘화안예’ ‘크레센도’ ‘따사모’ ‘싱글벙글’…. 연예계에는 별별 모임들이 다 있다. 단순히 나이가 같아서 뭉치거나 술 모임, 수다모임, 동호회 등에서부터 자원봉사, 자선모임까지 다양하다. 연예인들의 각종 사모임, 커뮤니티는 어떻게 생겨나고 또 어떤 인연으로 뭉칠까. ‘스포츠동아’는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한 연예인 축구단을 들여다봤다.》

처음에는 취미 삼아 모여 땀을 흘렸지만 이젠 생업을 뒤로 미룰 정도로 똘똘 뭉친 연예인 대표 축구단 ‘뷰렛 시스템’. 이들은 스스로를 축구에 미쳤다고 말한다.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많은 스타들이 만나 하나의 팀을 이루고 있다. 탁재훈을 단장으로 이휘재, 장우혁, 임형준, 강산에, 김C, 김종국, KCM, 안계범, 원투의 오창훈, SIC(음문석), 김승현, 개그맨 이재훈 등 쟁쟁한 30명의 스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연습 경기까지 감안해 아예 2∼3일은 스케줄을 잡지 않는다. 90분 풀타임으로 한바탕 뛰고 나면 인생의 참맛을 느낄 정도라고 말하는 이들의 못 말리는 축구 사랑과 그 안에 실타래처럼 엮인 인연을 살펴보자.

#1. 연결 키워드

○ 탁재훈-이휘재 “고교선배 흠집(?)내야 속시원”

서울 충암고 선후배 사이다. 네 살 차이인 이들은 학교를 같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정은 각별하다. 방송에서는 서로의 단점을 덮어주기는커녕 과거를 폭로하며 웃음을 안기는 콤비지만 사석이서는 남다른 친분을 자랑한다. 만능 스포츠맨인 이휘재는 연예인 야구단 ‘한’에서도 활동할 정도로 야구를 사랑하지만 탁재훈의 권유로 ‘뷰렛 시스템’에 입단하게 됐다.

○ 탁재훈-장우혁 “심심하면 찾는, 난 재훈형 땅콩”

‘저들은 어떻게 친해졌을까?’ 할 정도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스타 골든벨’을 통해 탁재훈과 서로의 집을 드나들 정도로 친한 사이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장우혁(사진)은 “(재훈이형)이 심심하다고 매일 집으로 초대해 난감하다”라고 말했고, 이에 질세라 탁재훈은 “장우혁은 우리 집에 한번 오면 새벽까지 돌아가질 않아 불편하다”라고 말할 정도다. 탁재훈은 장우혁의 가수 선배이자 든든한 인생의 조력자이다. 의리의 탁재훈은 장우혁의 2집 중 ‘노란 샤쓰의 사나이’에서 익살스러운 피처링을 맡아 곡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인 장우혁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탁재훈 신정환의 ‘불후의 콘서트’에 깜짝 무대에 올라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 탁재훈-임형준 “‘가문…’서 맺은 인연 난 형의 밥”

2005년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2편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에서 두 사람은 함께 하며 친분을 다졌다. 영화에서 둘째 형을 맡은 탁재훈은 막내 동생 임형준(사진)에게 온갖 구박을 가했다. 그 콘셉트로 방송에서도 임형준은 탁재훈의 눈치 아닌 눈치를 봐야했다. 2007년에는 전북 현대의 공격수 정경호 선수의 결혼식장에서 임형준은 피아노 반주를, 탁재훈은 축가를 열창했다.

○ 강산에-김C “우린 눈물 젖은 비닐하우스 형제”

강산에(왼쪽), 김C(오른쪽)는 윤도현과 함께 무명시절을 보냈다. 이들이 비닐하우스에서 같이 살며 친해졌다는 일화는 팬들 사이에선 유명한 일화다. 그중 제일 먼저 강산에가 잘돼서 빌라를 사서 나갔고, 그 후 윤도현과 김C가 집을 사서 나갔다는 추억을 가지고 있다.

김C가 소속된 록 밴드 ‘뜨거운 감자’의 1집에 실린 ‘럭비공’이란 곡은 강산에를 지켜보면서 만든 노래라고 한다. 이후에도 김C의 강산에에 대해 남다른 정을 갖고 있다. 최근 8집 ‘물수건’을 낸 강산에의 홍보매니저를 자처했다. 김C는 음반을 직접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앨범 디자인과 내용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나섰다. 비슷한 생김새, 비슷한 목소리, 비슷한 노래로 사람들은 두 사람을 착각한다.

○ 김종국-KCM “얼굴·체격 비슷 쌍둥이는 아녜요”

언뜻 봐서는 누가 김종국(왼쪽)이고 누가 KCM(오른쪽)인지 모른다. 노래하는 ‘헬스보이’라고 할 정도로 가수들 사이에서 유독 운동을 즐긴다. 노래하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노래하고 운동장에서 축구하고를 반복하는 이들이다.KCM은 데뷔 초 김종국과 비슷해 친형제 사이가 아닌지 의심을 받았다. 우람한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미성에 고음까지 비슷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 ‘모기 목소리’. 음악 녹음실도 한 건물에서 위 아래층을 쓰고 있다. 김종국은 특히 축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2005년 KBS ‘해피선데이’의 ‘날아라 슛돌이’ 축구 감독까지 데뷔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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