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대종상 ‘편애는 없었다’ 경쟁 대신 박수를…

  • 입력 2007년 6월 9일 0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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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몰아주기’는 없었다.

8일 오후8시5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영화배우 김아중과 방송인 유정현의 사회로 진행된 제44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 식전 총 19개 부문 가운데 지난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힌 ‘미녀는 괴로워’와 ‘괴물’이 각각 12개와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최다 부문을 차지한 ‘미녀는 괴로워’는 ‘영화제의 꽃’인 여우주연상을 포함, 촬영상과 음악상의 3관왕에 머물렀고, 한국영화 흥행1위작 ‘괴물’은 이름값에 비해 감독상과 편집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대신 조용한 수작 ‘가족의 탄생’에게 최우수 작품상과 시나리오상이 돌아가는 ‘이변’이 탄생했다.

지난 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 초라한 성적으로 퇴장한 ‘국경의 남쪽’은 두 여주인공에게 신인여우상(조이진)과 여우조연상(심혜진)을 안겨주는 쾌거를 달성했고, 관객에게 외면 받은 100억 대작 ‘중천’은 영상기술상과 미술상에 호명되며 기술적 성과를 인정 받았다.

또한 600만 관객 동원작 ‘타짜’는 남우조연상(김윤석)과 의상상을 거머쥐며 ‘생짜 신인’ 김아중에게 여우주연상을 빼앗긴 설움을 달랬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디오 스타’의 국민배우 안성기는 동료 박중훈을 배려하는 ‘따뜻한 소감’으로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사랑 받았던 ‘천하장사 마돈나’는 히어로 류덕환에게 신인남우상을 선사했고 경주마를 소재로 한 ‘각설탕’은 음향기술상과 기획상을, 침체됐던 올 상반기 극장가의 단비였던 ‘극락도 살인사건’은 조명상을, 엄정화의 호연이 돋보였던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신인감독상의 영예를 누렸다.

한편 ‘칸의 여인’ 전도연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평가 받아 길지 않은 경력에도 불구, 특별상의 주인공이 됐고, 1960년 ‘과부’로 데뷔한 이래 ‘빨간 마후라’ ‘연산군’ ‘상록수’ ‘대원군’ ‘미워도 다시 한번’ 등 30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원로배우 신영균씨가 영화발전 공로상을 수상했다.

막 내린 올해 대종상 영화제는 특정 작품에 편중하기 보다 작지만 지난 해를 빛낸 한국영화들에게 골고루 트로피를 나눠주며 위기에 처한 충무로를 격려하려는 의도가 돋보였다. 대종상은 ‘치열한’ 경쟁보다 ‘넉넉한’ 박수를 보내는 미덕을 잊지 않으며 한국영화 성장의 밑거름을 다지고 있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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