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송출탑 점거로 노사 대립 격화

  • 입력 2006년 9월 25일 17시 41분


정연주 KBS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KBS 노동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옥상 송출탑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자 경영진이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맞서는 등 노사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허종환 노조 부위원장과 윤형혁 지역협의회 의장은 25일 오전 6시20분경부터 송출탑에 올라가 농성 중이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성명서에서 "KBS 이사회가 들러리 사장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정권이 염두에 둔 낙하산 사장을 앉히려 하고 있다"며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사장추천위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농성 현장에는 청원 경찰 50여 명이 배치돼 외부인의 송출탑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KBS 경영진은 이날 오후 'KBS 송출망 불법점거 관련 회사 입장'을 발표하고 "노조집행부의 송출 시설 무단 점거와 이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방송 중단 사태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영진은 또 "노조집행부가 송출탑을 훼손할 경우 수도권 동부 지역에 방송 서비스가 중단된다"며 "송출망 불법 점거와 불법 파업에 대해 법과 사규에 따라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송출탑 점거는 들러리 사장추천위에 대한 항의의 뜻일 뿐"이라며 무기한 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KBS 이사회가 노조원의 참여를 배제한 사장추천위 구성안을 확정하자 27일 오전부터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현재 KBS 사장 공모에 원서를 접수한 사람은 6명이다. KBS 이사회는 26일 공모 절차가 마감되는 대로 사장추천위를 구성해 5명의 사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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