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심의위 여당 편들어 편파보도에 ‘문제없음’ 결론”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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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5·31지방선거 관련 방송 심의가 여당에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의위의 김형태(한나라당 추천) 위원은 28일 “심의위 자체가 여당에 유리하게 구성돼 심의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위원들 간의 격론 끝에 ‘문제없음’으로 결론이 난 프로그램 관련 회의록을 선별 공개했다.

심의위는 방송사 2명과 방송위원회, 언론인단체, 방송학계, 대한변호사협회,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시민단체가 각각 1명씩 추천해 모두 9명으로 구성됐다. 심의위는 그동안 모두 9차례의 회의를 열어 82건의 안건을 심의했다. 법적으로 심의회의는 공개가 원칙이지만 심의위는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이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KBS 1TV ‘파워인터뷰’는 2월 25일 “일당이 독점해서 썩은 냄새가 풀풀 나는 데가 너무 많다…모두 한나라당 일색으로 해서 지방의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주장을 방송해 심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위원들은 격론을 벌인 끝에 7 대 2로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 하창우(대한변협 추천) 위원은 “민주노동당(2월 18일)과 열린우리당 대표가 나와 선거 관련 얘기를 했다면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한나라당 대표는 이후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KBS 2라디오 ‘행복한 아침 정한용 왕영은입니다’의 진행자는 18일 방송에서 “지역적으로 한 정당에 표가 다 몰리잖아. 시장도 지역 의원들도 같은 당 사람이 되고, 그러면 안돼…같은 통속이 돼 청사만 크게들 짓고 이러는 거야”라고 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특정 정당의 주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김형태 위원) “선거에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한상연 위원·열린우리당 추천)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다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상호 견제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 언급”이라고 주장해 표결 끝에 4 대 3으로 ‘문제없음’이라고 결정했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사무실 이전 현장을 소개하고 강 전 장관의 인터뷰를 내보낸 3월 7일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에 대해 일부 위원이 “후보자의 출판기념회 등을 다룬 것과 비슷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4 대 3으로 ‘문제없음’ 결론이 났다.

이에 앞서 심의위는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의 출판기념회 소식을 다룬 경기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에 대해서는 “공정하지 않았다”며 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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