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신강균의 사실은…’팀, “사실은 명품 백 받았습니다”

  • 입력 2005년 1월 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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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강성주(姜聲周) 보도국장과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신강균(申岡均) 차장 및 이상호(李相澔) 기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비판한 건설업체의 대표로부터 시가 100만 원이 넘는 외제 명품 핸드백을 받았다가 나중에 돌려준 것으로 7일 밝혀졌다.

MBC 기자회(회장 송요훈·宋堯勳 차장)에 따르면 강 국장 등 세 사람은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시내 고급레스토랑에서 건설회사 태영의 변탁(卞鐸) 부회장과 저녁식사를 함께한 뒤 헤어지면서 고가의 구찌 핸드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MBC 기자회는 “진상조사 결과 강 국장과 신 차장은 다음 날 직접 변 부회장에게, 이 기자는 사흘 뒤 우체국 택배로 각각 핸드백을 돌려보냈다”며 “변 부회장은 강 국장과 중학교 동문, 신 차장과는 고교 동문으로 이 기자와 함께 연말모임을 가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 기자가 지난해 12월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일 모임과 구찌 핸드백을 되돌려준 심경을 밝힌 글을 올린 뒤 알려졌다. 이 글은 곧 본인이 삭제했으나 누리꾼(네티즌)들이 이 글을 인터넷 여러 곳에 퍼 옮김으로써 확산됐다.

강 국장은 7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사건의 경위를 해명하고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 차장도 ‘신강균의…’ 진행자 직에서 물러났으며 7일 ‘신강균의…’ 프로그램은 해외특선 다큐멘터리로 대체됐다. 이 기자는 미국에 출장 중이어서 9일 귀국하는 대로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신강균의…’ 프로그램은 SBS ‘물은 생명이다’ 캠페인과 관련해 SBS 모기업인 태영의 하수처리장 사업이 급성장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를 지난해 10월 22일 내보내는 등 수차례 태영을 비판하는 기사를 방영했다.

한편 MBC는 7일 오후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강 국장 등은 고급 가방이 일상적 수준의 선물을 넘는다고 보고 돌려줬지만 평소 언론인으로서 도덕성을 강조해온 MBC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 회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SBS도 메인뉴스인 ‘8 뉴스’에서 “태영의 고위인사가 시대착오적 행태를 보인 데 대해 분노를 느끼며 진상 규명과 태영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자사 노조의 성명서를 보도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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