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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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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에 간다고 들뜬 보라돌이(임혁필)는 “넌 유부남이라서 안 돼”라고 말하는 동료에게 “괜찮아. 와이프 처가에 갔어”라고 대답한다.
지난달 21일 KBS2 ‘개그콘서트’(일 밤 8:50)에 처음 등장한 ‘타락토비’(사진)들. 최근 ‘봉숭아 학당’ 코너를 떠난 ‘세바스찬’ 임혁필(32)과 ‘알프레도’ 김인석(24), ‘짠짠극장’ 코너의 허승재(24), ‘점점’ 코너에 나왔던 정명훈(25)이 그들이다.
“‘타락토비’가 나가자마자 ‘재미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친구에게서 받았어요. ‘짠짠극장’을 8개월간 하는 동안에도 거의 반응이 없더니.” (허승재)
‘타락토비’는 1998년 KBS2 유아 교육 프로그램 ‘꼬꼬마 텔레토비’의 텔레토비를 응용한 ‘성인용 개그 캐릭터’다. ‘타락토비’는 텔레토비와 180도 다른 점이 웃음의 포인트다.
이들은 서로 때려눕히거나 지나가는 모범생의 돈을 빼앗기도 한다.
“여자친구 없으니까 아주 외롭다”고 낙심해 있다가 그룹 ‘쥬얼리’의 이지현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지나가자 “와우”하고 법석을 떤다. 서로 이지현의 손을 잡아보거나 “앙탈부리니까 귀여운데. 시간 있어?”라며 경쟁하듯 ‘작업’에 들어간다.
‘타락토비’는 방영된 지 4주만에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 코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그 콘서트’는 방청객들의 반응이 코너의 생사를 쥐고 있어 ‘타락토비’들은 늘 방청객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정명훈은 “식상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래 해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타락토비’는 그러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성인 취향으로 바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타락토비’들은 이에 대해 “‘개그 콘서트’는 어린이 시청자들이 많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개그 소재와 표현의 수위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에 ‘청년백서’ 코너를 할 때 앞집 우유 훔쳐 먹기, 몰래 담배피우기 같은 ‘못된 짓’을 보여줬어요. 하지만 프로그램 끝에 꼭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맙시다’라는 메시지를 주니까 항의를 받지 않았죠. ‘타락토비’에도 비슷한 장치를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요.” (임혁필)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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