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세돌 9단 "바둑보다 생방송이 더 힘드네"

입력 2003-12-12 17:57수정 2009-10-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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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바둑TV의 ‘생생바둑 한게임’ 진행자로 데뷔해 좋은 점수를 받은 이세돌 9단(가운데). -서정보기자
정상의 프로기사인 이세돌 9단도 TV 카메라 앞에서는 쩔쩔 맸다. 11일 오후 9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 이 9단은 진땀을 흘리며 대본을 넘기고 있었다.

그는 이날 프로기사 한해원 2단 등과 함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생생바둑 한게임’을 처음 진행했다.

큐 사인이 떨어지기 전 ‘방송 초보가 생방송은 무리 아니냐’는 질문에 “녹화보다 빨리 끝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지색 상의를 입고 왔으나 코디에게 퇴짜 맞고 목까지 올라오는 스웨터로 바꿔 입어야 했다. 그는 ‘목까지 올라오는 옷은 안 입는데…’라고 말하면서도 싹싹하게 갈아입었다.

그는 10월 말 MBC 오락프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버’ 코너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그 장면을 틀자 그는 “방송이라 ‘오버’한 것도 있고 원래 성격이 그렇기도 하고 반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 진행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바둑TV에서 제안이 왔다”고 말했다. 공동 진행자인 한 2단과 친분이 두터워 부담이 적었다.

방송 전까지는 한 2단과 농담도 주고받고 사진도 찍으며 여유를 보였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첫인사는 순조롭게 넘어갔으나 곧이어 진행을 맡게 된 소감에 대해 질문을 받자 어색한 웃음을 흘리다가 “되게 좋고요…”라며 뒷말을 잇지 못했다.

주어진 대사가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 당황하며 대본을 황급히 넘기기도 했다. 생방송의 초반 포석은 실패.

하지만 대국에서도 중반 전투가 장기인 그는 방송도 중반이 넘어서자 제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탕리(唐莉) 초단과 데이트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슴이 마구 떨린다”고 즉흥 답변을 하기도 했다. 1시간의 방송이 끝난 뒤 소감을 묻자 그는 “어색해서 혼났다”고 말했다. 시선이나 표정 관리 등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는 것.

김옥곤 PD는 “이 9단이 너무 웃음을 연발했고 발음의 강약을 조절하지 못해 대사 전달이 미흡했다”며 “하지만 원래 끼가 있는 스타일이라 첫 방송치고는 잘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내년 2월까지 진행을 맡는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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