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 이전으로 되돌아간 연쇄살인극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7시 59분


‘양들의 침묵’ 이전을 다룬 ‘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 이전을 다룬 ‘레드 드래곤’
토마스 해리스가 쓴 원작 소설의 순서로 따지면, ‘레드 드래곤’은 ‘양들의 침묵’과 ‘한니발’보다 앞서는 1부에 해당하는 작품. 86년 ‘맨 헌터’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된 적이 있으나 앤서니 홉킨스가 연기하는 한니발 렉터 시리즈의 완결을 위해 다시 제작됐다.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던 FBI요원 윌 그래엄(에드워드 노튼)은 범인이 식인 살인마일 것이라 추정하고, 범인의 심리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법의학자 한니발 렉터 박사 (앤서니 홉킨스)의 집에 들른다.

렉터가 범인임을 눈치채는 순간, 그래엄은 렉터의 공격으로 중태에 빠지지만 체포에 성공한다. 그래엄은 이 사건의 충격으로 은퇴하는데, 7년 뒤 다시 잔혹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자 FBI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일선에 복귀한다.

그는 범행 현장과 시체의 상태 등을 살펴본 뒤 수감중인 한니발에게 조언을 청한다. 이 때부터 한니발을 이용해 범인을 잡으려는 그래엄과 다중인격 연쇄살인마 돌하이드(랄프 파인즈)를 원격 조정해 그래엄을 제거하려는 한니발 사이에 치열한 두뇌 게임이 시작된다.

이 영화의 감독은 ‘러시 아워’ ‘패밀리 맨’등을 만든 브렛 래트너. ‘양들의 침묵’의 조너선 드미, ‘한니발’의 리들리 스코트 감독보다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기대 이상의 작업을 해냈다. 리들리 스코트가 ‘한니발’에서 시각적 자극의 강도를 높여 ‘양들의 침묵’을 뛰어넘으려고 했던 것과 달리 브렛 래트너 감독은 ‘레드 드래곤’에서 쓸데없이 끔찍한 장면을 줄이고 치밀한 상황 설정만으로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눈빛만으로도 여전한 카리스마를 과시하는 앤서니 홉킨스를 비롯해 에드워드 노튼, 랄프 파인즈 등 주연급들 뿐 아니라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에밀리 왓슨 등 조연급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이 영화가 안정적 짜임새를 갖추는 데에 기여했다.

10월초 미국에서 개봉됐을 때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원제 ‘Red Dragon’18세이상 관람가. 11월6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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