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석연휴 개봉작, 올해의 승자는?

  • 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24분


올해 한가위 연휴, 극장가의 승자는 누굴까?

한가위는 늘 대작 영화의 접전이 벌어지는 극장가의 ‘대목’. 올해도 한가위를 앞두고 ‘로드 투 퍼디션’을 비롯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가문의 영광’ ‘연애소설’ ‘레인 오프 파이어’ 등 모두 5편의 영화가 13일부터 접전을 벌인다.

최근 5년간 한가위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살펴봤다. 해마다 한가위때 멜로 영화가 선을 보였지만 1위를 한 적은 없었고, 대체로 액션 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1997년〓한가위 연휴의 승자는 해리슨 포드의 액션영화 ‘에어포스 원’. 서울 15개 관에서 모두 18만8120명의 관객(이하 서울기준)이 들었다. 그러나 이 해는 한국영화의 ‘분투’가 시작된 해로 기록될 만하다. ‘접속’과 ‘노는 계집 창’이 5일간 8만여명을 각각 불러들였다. 연휴때 97%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한 ‘접속’은 그후 관객이 점점 늘어나 그해 최고 흥행을 기록한 한국 영화가 됐다.

▽1998년〓15만명의 서울관객이 청룽(成龍)이 주연한 코믹액션 ‘러시아워’를 선택했다. 2위는 ‘마스크 오브 조로’(11만명). 한국 멜로영화들의 성적도 좋은 편이어서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정사’에 각각 8만여명의 관객이 들었다.

▽1999년〓심리적으로는 20세기의 마지막이었던 이 해, 으레 액션 영화가 1위를 차지해왔던 한가위 연휴를 으스스한 스릴러와 공포 영화가 점령했다. ‘식스 센스’가 7만5000명의 관객몰이로 위세를 떨쳤고, ‘더 헌팅’(4만2000명), ‘딥 블루 씨’(3만4000명)가 그 뒤를 이었다. ‘카라’(2만7000명), ‘러브’(1만6000명), ‘댄스 댄스’(6800명) 등 모든 한국 멜로영화의 성적이 이 해만큼 저조한 때도 드물었다.

▽2000년〓9월 9일부터 나흘 연휴동안 ‘공동경비구역 JSA’를 본 서울 관객은 42만명. 전체 극장의 절반에 가까운 극장에 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본격 ‘와이드 릴리즈’ 덕분에 1위를 한 영화의 관객이 20만명을 넘은 것도 이 때가 처음이다.

▽2001년〓‘조폭마누라’(40만4900명)가 엿새간의 연휴를 휩쓸었다. 멜로 ‘봄날은 간다’(22만1000명)와 청룽의 코미디 액션 ‘러시아워2’(17만6000명)가 모두 조폭 코미디 앞에 무릎을 꿇었다.

▽2002년〓? 올해 연휴는 금∼일(20∼22일)로 짧은 편. 보통 주말과 큰 차이가 없는데 상영작은 많아 절대 강자 1편이 독주하기보다 관객들이 골고루 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각 영화 배급, 마케팅 담당자들이 꼽는 1위 후보군은 ‘로드 투 퍼디션’과 ‘가문의 영광’, ‘연애소설’. 한 배급 관계자는 “추석 연휴는 1년에 한두번 극장에 갈까말까 하는 사람들이 다 쏟아져 나오는데 ‘로드 투 퍼디션’처럼 배우 지명도가 높은 영화가 유리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강세를 보일 ‘가문의 영광’과 6일 미리 개봉된 ‘보스 상륙작전’ 등 조폭 코미디 붐을 이어받은 영화들도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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