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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8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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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8일 오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 마련된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특히 80년대부터 고인과 ‘인연’을 맺어온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이 오후 5시20분경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10초간 고인의 영정을 착잡한 표정으로 응시한 뒤 두 번 목례했다. 이어 이씨의 부인 제화자씨의 손을 잡고 “진작에 찾아보았어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너무 슬퍼하지 말고 독하게 마음먹으라”고 위로했다. 조문을 끝낸 뒤 전 전 대통령은 “이주일 ‘의원’과는 왕래가 많지 않았지만 서로 참 좋아했다”며 “89, 90년 백담사에 있을 때 박종환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함께 나를 위로하러 직접 찾아온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라고 회고했다. 그는 “91년 이 의원의 장남 창원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최병서씨와 함께 찾아온 그에게 밤새 술을 권하며 위로해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과 고인의 관계가 늘 돈독했던 것은 아니다. 한창 인기를 얻던 80년 고인은 ‘저질 코미디언’으로 낙인찍혀 TV 출연 정지를 당했다. 항간에는 고인의 외모가 당시 최고 권력자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전 전 대통령은 고인이 화장하기로 한 데 대해 “나도 오래 전부터 화장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묏자리를 잘 써야 복이 온다는 생각은 모두 헛된 욕심이며 명당이란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성호(金成豪)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전국연예예술인노동조합 석현 위원장은 “폐암 선고를 받기 전 고인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며 “유족과 협의해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