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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6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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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닷컴기업의 신화적 존재인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33)과의 결혼을 발표한 KBS <9시 뉴스>의 여성 앵커 황현정 아나운서(31).
15일 오후 KBS 보도국에서 만난 황아나운서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쏟아지는 전화에 하루종일 시달렸다고 했다.
‘밤 9시의 연인’이 치러야 할 댓가일까.
KBS2의 연예 정보프로그램인 <연예가 중계>에서도 그를 취재하러 다녀갔다. 여성잡지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나 여성지 기자들을 만나면 아무래도 그간의 ‘러브 스토리’를 시시콜콜하게 ‘고백’해야만 될 것 같아 일단 사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그는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과정을 ‘닭살 돋는 얘기’라는 말로 표현했다.
대학(연세대) 선 후배간인 두 사람은 2년전 SBS의 한수진 앵커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서울 강남의 식당이나 카페에서 당당히 데이트를 즐겨 교제 사실은 진작 알려졌었다. 그는 이재웅사장을 줄곧 ‘신랑될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일간지까지 사회면에서 제 결혼소식을 다룬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보다는 신랑될 사람이 유명해서 그랬겠죠.”
겸손하게 말하지만 황아나운서 역시 ‘스타’다. 언젠가 여대생들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로 그를 꼽기도 했고, ‘가장 품격있는 연예인’을 고르는 한 설문조사에서는 심은하, 황수정 등 수많은 여성 스타를 제치고 그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토끼같이 큰 두 눈과 도톰한 입술 때문인지, 그에겐 ‘섹시하다’는 평이 많이 따라다닌다. 자연히 남성팬도 많다. KBS 뉴스 게시판에는 ‘누나가 시집가면 KBS뉴스 안본다’는 애교어린 글도 올라와 있다. 하긴 보도국에는 ‘남자 앵커가 스캔들 나면 시청률이 올라가고 여자 앵커가 시집가면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던가.
그는 ‘실력’으로도 방송계에 인정받고 있다. 93년 입사한 후 6년간의 ‘9시 뉴스’ 진행을 포함, 7년간 뉴스 앵커를 맡아온 그의 화려한 경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리듬을 타며 진행할 줄 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에 대해 불만이 없지 않은 듯 “현장 경험이 없어 앵커 멘트 작성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여성스러움이 강조되는 ‘일본형 앵커’에 가깝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결혼후에도 그가 ‘9시 뉴스’ 진행을 계속 할 지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뉴스 앵커는 하고 싶다고 계속 맡게 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요. 개인적으로는 물론 계속 하고 싶어요.”
현재 경기 일산에 살고 있는 그는 결혼 후에는 남편 회사와 가까운 서울 삼성동에 살림을 차릴 계획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