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SBS 사극 대결,초반전은 정통사극의 압승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36분


초반전은 ‘치마바람’의 압승이었다.

여성사극 대 남성사극, 정통사극 대 트렌디사극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SBS <여인천하>와 MBC <홍국영>의 시청률 대결은 일단 <여인천하>의 승리로 끝났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홍국영>의 시청률은 지난 달 26일 첫방송(10.9%)에서 10%대에 턱걸이를 했지만 지난주 3회(9.6%) 4회(8.9%)는 한자리수로 내려앉았다. 반면 <여인천하>는 처음으로 맞붙은 지난달 26일 시청률이 방송 시작후 처음으로 25%대를 넘어섰고 3일에는 27.6%로 치솟았다.

이것은 월화 드라마 시간대를 장기간 평정해온 MBC <아줌마>의 주시청자들이 강수연과 전인화 등 여성연기자가 대폭 포진한 드라마 쪽을 선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18회까지 방영된 <여인천하>는 이야기가 본궤도에 오른 상태. 정난정(강수연)이 윤원형(이덕화)의 첩으로 들어가고 후일 문정왕후에 오를 윤비(전인화)의 궁중암투가 본격화하면서 여성사극 특유의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김상경과 정웅인 등 사극엔 첫출연하는 젊은 연기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홍국영>은 정통사극 보다는 현대적 감각이 물씬하다. 등장인물의 말투는 고어투가 아니라 현대어에 더 가깝다. ‘어둠의 자식들’이란 현대적 관용어까지 서슴없이 등장한다. 여자를 뜻할 때 새끼손가락을 들어보이는가 하면 중인계급인 여옥의 아버지(김용건)는 딸에게 “남자친구 하나 없는 쑥맥은 싫다”며 “남자친구를 데려오라”고 말한다.

홍국영(김상경)과 정후겸(정웅인) 등이 펼치는 격투장면은 <복수혈전> 등의 미니시리즈에서 익히 봐온 현대적 활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인천하>의 김재형 PD는 “도포입고 상투 튼다고 다 사극이 돼느냐”며 오랜 경륜에서 우러나는 자신감을 비쳤다. 이에 대해 <홍국영>의 이재갑 PD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며 “젊은 연기자의 열정과 미니시리즈 같은 빠른 호흡으로 사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겠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여자 연기자들의 지나친 노출장면이나 과도한 액션장면이 눈에 띄게 늘고있어 시청률을 의식한 과잉연출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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