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조영남의 '예수론' 강의, 시청자의 의견 분분

  • 입력 2001년 2월 15일 18시 41분


가수 조영남의 기독교 관련 TV 강의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조영남은 10일 SBS <행복찾기>(오전 10시)에 나와 '조영남의 예수 보기'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데 이어 17일에도 ‘우리 시대 예수의 의미’라는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트리니티 침례 신학교에서 5년간 신학을 공부한 그는 목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최근 예수의 실천적 사랑을 강조한 <예수의 샅바를 잡다>라는 책을 냈다.

논란의 초점은 조영남의 예수관과 신앙관.

그는 첫 강의에서 자신이 예수를 공부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예수를 믿기 전에 예수를 배워야 한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예수가 훌륭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아들로 추앙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SBS 인터넷에 상반된 시청자 의견을 보냈다. “좋은 설교를 들었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개인적인 ‘개똥철학’이 방송을 타는 게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miri430라는 아이디의 시청자는 “가톨릭 교리를 배우고 있는데 예수를 배우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청자(bluefin2002)는 “예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배우고 느낀 점을 설득력있게 전했다”며 “종교에 대해 고정관념을 벗어날 수 있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의견도 만만찮다.

아이디가 sion419인 시청자는 “목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신앙관을 공중파에서 생방송으로 방영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모한 발언으로 행복찾기가 이단찾기가 됐다”(kyr3178), “혹시 조영남이 최근에 낸 책을 홍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pingkimingki)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조영남은 “책에 쓴 대로 나는 예수를 거의 평생 접하고 공부해왔다”며 “내 나름대로 알게 된 예수에 대해 시청자들과 토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강의에서는 오늘날 예수의 참 의미와 지역감정 문제 등을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했다.

SBS <행복찾기>의 이광훈 PD는 “애초에 조영남씨가 노래 인생 30년보다 종교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의 종교 철학이 나름대로 진지해 주제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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