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우리들의 이야기극장' 자장면 먹으러 집떠난 소년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36분


EBS는 설 특집으로 22일부터 26일까지 ‘우리들의 이야기 극장’(밤 8·00)을 방영한다.

이 프로는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극본 공모에서 참가작 300여편 가운데 수상작으로 뽑힌 5편을 드라마로 제작한 것.

24일 방영되는 대상 수상작 ‘어린 형제의 겨울 이야기’는 자장면을 먹기 위해 추운 겨울 동생 손을 끌고 길을 떠나 집안을 한바탕 뒤집어놓은 9세 소년의 체험을 담고 있다. 이 ‘자장면 사건’의 주인공은 최정선군(12·경기 안성시 고삼초등학교 5학년).

무슨 사연이 있을까? 정선이의 말과 어머니 임은진씨(42)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정은 이렇다.

최군이 사는 안성시 고삼면 쌍지리 사동 마을은 30여가구밖에 살지 않는다. 이곳에 자장면 가게가 있을 리 없다. 3년전 겨울 최군은 자장면을 사달라고 조르다가 어머니가 들은 척도 안하자 슬그머니 5세짜리 동생과 40리 길을 나선 것. 자장면집까지 버스를 타면 곧 도착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게 어린 정선이의 순진한 ‘계산’이었다.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과 MBC ‘완장’을 연출한 선우완 PD는 “흰 눈을 배경으로 두 형제의 순진무구한 동심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후일담도 있다. 대상 상금 200만원 중 100만원은 교회의 드럼 등을 사기 위해 기부했다. 나머지 100만원은 정선이네 돼지의 입(사료용)으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어머니 임씨는 “잔치하느라 돼지 서너 마리는 나갔다”며 웃었다.

이 프로는 이밖에 ‘유나의 그림일기’(22일) ‘마음에 난 상처’(23일) ‘호두과자와 엄마, 그리고 가출’(25일) ‘또다른 세상’(26일)을 방영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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