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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일 2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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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수백억원에 독점하자 KBS는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중계권을 독차지하는 한편 국내 프로농구 중계권도 SBS와 연합해 MBC를 따돌렸다. 이같은 과열 경쟁으로 인해 중계권료가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MBC는 메이저리그 중계권료를 밝히지 않았으나 KBS는 4년간 3200만달러(약 390억원)로 추산된다며 외화 낭비라고 비난했다. 3200만달러는 메이저리그측이 재계약을 위해 경인방송(iTV)에 제시했던 3년간 1500만 달러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액수다.
KBS와 SBS도 마찬가지다. KBS는 국내 프로야구와 축구 중계권을 독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예상보다 수십억원씩 더 부담하게 됐다. 프로농구 중계권을 27억원에 확보한 KBS와 SBS도 각각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을 내야 하는 처지. 더구나 경기하강으로 방송사들은 내년도에 상당한 경영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방송위원회는 “중계권료 상승은 어려운 국내 경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국부 유출로 국익에 반한다”고 지적하고 “방송 3사가 디지털방송 전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는 현시점에 비추어 적절치 않다”고 경고했다.
방송위원회는 또 “중계권료를 적절한 가치 이상으로 지급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직 간접적으로 내는 공적 재원을 낭비하는 행위”라며 방송사간 공동 대책을 촉구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