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거리의 가객' 안상수 "5년만입니다"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0분


쌍둥이 형제 듀엣 ‘수와 진’은 1988년 데뷔 이래 정제된 가사와 맑은 음색으로 주목받았던 그룹. ‘새벽아침’ ‘파초’ ‘바람부는 거리’ 등 히트곡을 내놓으며 언더그라운드 진영에서 특히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동생 안상진이 사고를 당해 가수 활동을 그만두고 현재 수원에서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안상수(39)만 솔로로 활동하고 있다.

안상수는 1995년 ‘영원히 내게’에 이어 5년만에 ‘친구에게’를 최근 내놓았다. 음반이 더딘 것은 그동안 심장병 어린이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전국을 돌려 거리 콘서트를 펼쳐왔기 때문. 그의 도움을 받은 이들이 모두 400여명에 이른다.

머릿곡 ‘친구에게’는 복고풍의 발라드. 거친 허스키의 음색이 두드러지고 가수의 목소리에도 꾸밈이 전혀 없다. 악기의 구성도 단순하다. 안상수는 “길거리 공연을 하다보면 사람의 만남에 꾸밈이 있을 필요를 못 느낀다”며 “노래도 이리저리 윤색을 하다보면 내 것이 아닌 게 된다”고 말한다.

‘친구에게’의 가사는 오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한 것으로 쉽고 편안한 멜로디로 옛 팬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새음반은 특히 함춘호 김원용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해 노래의 ‘듣는 맛’를 전해준다. ‘미련’ ‘하늘같은 사랑’ ‘너를 보낸 후에’ ‘아름다운 이별’ 등은 중년층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노래들이다.

안상수는 늘 앰프 시스템과 기타를 차에 싣고 다닌다. 언제든지 아무데서나 ‘공연’을 하기 위해서였던 것. 생계는 서울 교외의 라이브 카페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충분했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모금에 썼다.

그는 “거리의 라이브 공연 덕분에 내 목소리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며 “새음반 라이브 공연도 거리에서 할 계획”이라고.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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