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8년 인연'이 원수사이로 돌변한 김희선과 매니저

  • 입력 2000년 9월 27일 21시 06분


'진실은 과연 무언인지….'

법정까지 간 김희선 누드화보집 파문이 결심 공판을 앞두고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김희선이 소속한 기획사 (주)매스컴의 대표 이철중씨(예명 이민준)는 27일 오후 4시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회사의 이사로 이번 사태에서 김희선측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정래현씨와 함께 나온 이민준씨는 "여러 차례 양 당사자 간에 원만한 합의를 시도하려 했으나 결국 합의가 깨졌다. 그동안은 내가 나설 입장이 아니었으나, 양자의 합의가 깨진 상황에서 내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 같아 나섰다"며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3일과 25일 두 번에 걸쳐 김희선측과 화보집을 촬영한 사진작가 조세현측, 그리고 출판사 김영사 간에 화해를 시도해 26일 새벽 1시께 합의문을 작성해 문제가 해결되기 직전까지 갔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합의문에 서명하기로 한 김희선이 26일 오전 "합의는 없던 일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다음날 영화 <비천무>의 홍보차 중국으로 떠나 완전 결렬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민준씨는 조세현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라며 보내온 비디오 테이프와 녹취록을 공개했다. 뒤늦게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하는 배경에 대해 이민준씨는 "그동안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테이프 공개를 미루었으나, 이제 쌍방의 합의가 어려워 양측이 공개를 요구하는 자료를 언론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27일자로 8년간 매니저를 맡았던 김희선과의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현장에 와 있던 김희선의 어머니 박복순씨가 회견 중간에 이민준씨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서 혼란을 빚었다.

잔뜩 상기된 표정의 박씨는 이민준씨측의 기자회견에 대해 "희선이가 중국에 간 사이에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이민준씨가 조세현씨 편에 서서 사건을 불리하게 끌고 간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녀는 당초 쌍방의 중재를 맡기로 한 이씨가 김희선과의 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합의를 유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급기야 장래연씨와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중에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중국에 있는 김희선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에 있던 SBS <한밤의 TV연예> 조영구 리포터와 즉석에서 통화를 하게 하는 등 이민준씨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박씨는 이날 조씨측의 증거에 맞서 청담동 모 카페에서 조세현, 이민준 씨등과 나눈 대화를 녹취한 테이프를 공개했다.

매스컴 대표 이민준씨는 92년 김희선이 고등학교 2학년때 매니저를 맡아 그녀를 방송에 데뷔시킨 주인공.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매니저를 맡았으나, 이번 일로 인해 '8년의 인연'이 원수지간으로 돌변하게 됐다.

한편 29일에는 김희선측이 조세현씨 등을 상대로 제소한 민사소송의 3차 심리가 열리는데, 조세현측에서는 이번에 공개한 녹취록과 비디오 테이프를 28일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