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최종원 자전에세이 '그 여자 앞에서' 펴내

  • 입력 2000년 7월 12일 19시 19분


MBC 인기시트콤 ‘세친구’에서 코믹 연기를 펼치고 있는 연극배우 최종원(52)이 중학교때 풋사랑부터 결혼 후의 ‘로맨스’까지 솔직히 고백한 책, ‘그 여자 앞에서 나는 왜 작아지는가’(나무와숲 간)를 펴냈다.

이 책은 그의 인생을 스쳐간 여인들의 이야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접대부가 돼 다시 만난 어릴적 첫사랑, 성병만 얻었던 매춘부와의 하룻밤, 결혼을 약속했지만 가난한 연극쟁이라는 이유로 헤어진 여대생, ‘여자 최종원’ 같았던 연극 후배, ‘남에게는 불륜이었지만 자신에게는 로맨스였던’ 어느 중견 연예인과의 사랑….

24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도 지금껏 몰랐던 얘기가 대부분이다.

“아내의 반응이요? 아내는 아직 책을 읽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제 솔직한 성격을 아는 만큼 이해해 줄 것 같습니다.”

덮어두면 아무도 모를 이런 이야기들을 그는 왜 굳이 스스로 끄집어 낸 걸까.

“연극하는 후배들에게 입버릇처럼 진실하고 솔직하라고 말하곤 했지요.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모르는 내 모습도 드러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죄를 지을 수 있는 것이고, 나이를 어느정도 먹고나니 이런 얘기도 할 수 있게 됐나 봅니다.”

어려운 시절을 견뎌준 아내와 두 딸에 대한 애정과 미안함도 엿보인다. 그는 연극을 하는 딸이 수시로 자신의 라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눈치채고도 ‘연극쟁이의 스트레스’를 알기에 딸의 흡연을 눈감아주는, 그런 아버지이자 선배 연극인이기도 하다.

“언젠가 제가 어떤 글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결혼’이라고 썼더니 딸들이 엄청 서운했던지 ‘그럼, 우리는 실수의 부산물이에요’하면서 대듭디다. 이 책을 통해 그런 부분들에 대한 오해도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여인을 묻자 “그것만큼은 비밀”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30년간 연극을 해왔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94년 영화 ‘마누라죽이기’ 덕분이었다. 이후 후배 박중훈과 함께 찍은 맥주CF로 ‘랄랄라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으며 완전히 ‘떴다’.

“영화와 TV출연이 늘었지만 내 고향은 언제나 연극무대”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연극배우협회의 창립을 주도하기도 했으며 현재 한국연극배우협회장을 맡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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