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닮은 꼴 다른 삶' 쌍둥이 드라마 인기몰이

  • 입력 2000년 6월 27일 10시 00분


드라마 작가들은 왜 ‘쌍둥이’ 이야기를 좋아할까.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쌍둥이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세 편. SBS의 인기 주말극 ‘덕이’와 MBC의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 그리고 MBC 일일 아침드라마 ‘느낌이 좋아’가 그 것. 모두 이란성 쌍둥이 자매가 주인공이다. 물론 ‘덕이’의 경우 나중에 친자매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지만 그전까지는 쌍둥이로 자라난다.

‘덕이’와 ‘사랑은…’에서는 쌍둥이 자매중 언니(귀진, 희주)는 부잣집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동생(귀덕, 경주)은 가난한 집에서 어렵게 자라는 등 상반된 환경에서 성장해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보인다는 점에서 흡사하다. ‘느낌이…’에서는 똑같이 의사 직업을 택했지만 성격은 판이한 은영과 은수 쌍둥이를 내세웠다.

작가들이 쌍둥이를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극적인 대비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 한날 한시에 태어났지만 다른 인생을 사는 쌍둥이는 그 자체가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

‘사랑은…’의 작가 김진숙씨는 “쌍둥이는 ‘한 몸에서 태어난 다른 운명’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소재”라며 “출생은 똑같지만 이후에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쌍둥이를 내세움으로써 환경에 따라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속 쌍둥이는 대부분 이란성이라는 점. ‘닮은 꼴이면서도 다른’ 삶을 보여주는데는 얼굴까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가 효과적이지만 1인2역의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란성 쌍둥이로 설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드물기는 하지만 쌍둥이 자매나 형제가 아닌 남매를 내세운 드라마도 있었다. 이 경우 함께 태어났음에도 남아선호사상에 따라 달라지는 남자와 여자의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표적인 예가 ‘귀남이’(아들)와 ‘후남이’(딸) 쌍둥이가 등장했던 90년대 초의 MBC드라마 ‘아들과 딸’. 이에앞서 박완서씨의 소설 ‘도시의 흉년’을 드라마화 했던 MBC의 ‘도시의 흉년’에서도 남녀 쌍둥이가 주인공이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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