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위층 "웬 노랑머리" 펄쩍…신세대가수에 거부감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북한 고위층 일각에서 한국 대중가수의 방북공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코래콤과 SBS의 공연을 지켜본 북한 고위층들이 핑클, 젝스키스 등 신세대그룹의 공연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 것 같다는 게 공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 젊은 가수들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데 대해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는 것.

한 관계자는 13일 “북한측은 짧은 바지를 입은 젊은 가수들이 주민들을 동요시킨다며 우려하는 모습이었다”며 “리허설 과정에서 핑클과 젝스키스의 공연을 중지시키라고 하는 등 실랑이도 벌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공연을 추진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군부 등 강경세력으로부터 상당한 견제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16일 평양에서 생방송으로 열릴 예정이던 ㈜SN21과 MBC의 ‘민족통일음악제’가 연기된 것도 아태평화위의 위축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북한측은 코리아나 현철 안치환 신형원 김종환 오정해 등 공연단의 방북초청장 발급을 차일피일 미루었다는 것. 그러나 북한측이 이미 공연대가 30만달러를 받았기 때문에 다소 시일은 늦더라도 사업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 말고도 북한 농구단의 방한문제도 ㈜SN21 공연 연기에 한몫을 한 것 같다. 남북 문화교류사업의 북한측 상대방인 아태평화위원회가 14일 열리는 현대와의 농구단 방한 실무협상에 매달려 있다는 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