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객원가수 쓰면 「작곡의 폭」넓어져요』

  • 입력 1999년 1월 13일 19시 18분


“자신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생각하면 보이스 컬러와 음역 등 자신의 가창력에 맞추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곡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객원가수를 쓰면 비교적 자유롭게 곡을 만들 수 있죠.”

서울대 작곡과에 재학중인 1인밴드 ‘토이’의 유희열(29).

92년 유재하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그는 인터뷰 내내 노래를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곡을 만들어 객원가수들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하는 프로젝트 앨범을 낸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토이’의 4번째 앨범 ‘A Night In Seoul’.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그가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가수 김장훈 윤종신 윤상 변재원 김연우 김형중 조원선 등이 노래를 불렀다. 발라드풍의 타이틀곡 ‘여전히 아름다운지’는 김연우가 보컬을 맡았으며 이별뒤의 흔적을 더듬고 있다.

‘A Night∼’는 이번 앨범에서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연주곡.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과 홀로 남은 듯한 지하철 등 이방인처럼 낯선 서울의 밤풍경을 담고 있다. 그가 유치원생과 함께 듀엣으로 직접 부른 ‘새벽그림’은 포크적 분위기를 갖고 있다. 어쿠스틱한 느낌의 발라드가 주류를 이뤘던 이전 앨범들에 비해 테크노 포크 재즈 등으로 장르가 다양해졌고 컴퓨터 작업의 비중이 높아졌다.

“음악시장이 커지고 가수들의 수입이 많아졌다지만 80년대 중반이후 노래들중 한 세기가 바뀌어도 계속 남을 노래는 이전보다 적어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 반성이기도 하겠지만 가수보다는 작곡가로 오래 남을 곡들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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