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아카데미 「학원 불법운영」강행…허가안난 분야모집

  • 입력 1998년 11월 29일 20시 07분


MBC가 전액출자한 방송인력 양성기관 MBC아카데미가 당국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연예인학원을 운영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의 학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MBC아카데미 연극 음악원’.

MBC아카데미는 ‘MBC아카데미 방송예술원 수강생 모집’이라는 MBC자막광고 등을 통해 지난달 7일부터 1기생을 모집했다.

그러나 교육청에 신고한 이름은 ‘MBC아카데미 방송예술원’이 아닌 ‘한국연극학원’.

이 학원은 당초 교육청에 신고한 연기 분야 외에 모델 가수 뮤지컬배우 부문도 모집해 당국으로부터 7일간 학원 운영정지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그후 ‘연극 음악원’으로 이름을 바꿔 29일부터 허가분야가 아닌 비디오자키(VJ) 매니저부문 수강생을 추가 모집했다. 1인당 최고 2백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5백여명의 학원생을 모집한 이 학원은 MBC아카데미 부설학원이란 점에서 MBC를 통한 연예계 진출의 등용문으로 ‘오인’되고 있는 실정.

학원측은 모집초기 원생들에게 “MBC진출을 보장할 수는 없다”면서도 ‘MBC프로덕션측에 소개될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식의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회사인 MBC아카데미가 올초 모집한 14기 수강생 중 구성작가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취업하지 못했을 정도로 방송가 인력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연예계 학원설립은 잉여인력 양산만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MBC아카데미 14기 수강생 이모씨(27)는 “현재 취업하지 못한 연출 아나운서 등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아카데미측에 수강료반환요구 여부를 논의 중”이라며 “연기나 가수 등 ‘경기’에 더욱 민감한 부문의 수강생모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아카데미측은 “‘연극 음악원’은 아카데미와는 별도의 순수 상업목적으로 설립됐다”며 “매니저 분야도 연극분야에 속하므로 파행적 운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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