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국감]『KBS 수입프로 11% 창고서 낮잠』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12분


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KBS에 대한 문화관광위의 국정감사에서는 KBS의 지지부진한 구조조정과 방만한 지방총국의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또 KBS의 수신료 인상 움직임에 대해 “공영성의 완성없이 TV 수신료를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종웅 임진출의원(한나라당)은 “공영방송 KBS가 시청률 지상주의에 치우쳐 상업방송과 다름없는 경영 제작으로 일관하면서도 2TV의 광고 폐지없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96년 7백75억원, 97년 6백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만큼 수신료 인상 보다는 획기적인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KBS의 총 수입은 97년 기준으로 9천6백84억원이며 이 가운데 수신료와 2TV의 광고수입이 각각 41%와 59%를 차지하고 있다.

○…KBS의 방만한 경영도 집중 거론됐다. 특히 KBS가 96년 청주방송총국 신축부지 용도로 6천4백14평을 46억9백만원에 매입했지만 이 땅이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현재 공사가 전면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길승흠(국민회의) 이경재의원(한나라당)은 “당시 쓰레기 매립공사가 82년부터 85년까지 4년 가깝게 진행됐기 때문에 현지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1억원이상의 예산을 사용할 경우 사장이 전결해야할 사항인데 기술본부장 전결로 처리된 이 사건의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는 또 7월과 8월 체력단련비 명목으로 2백억원의 예산을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박성범의원(한나라당)은 “올해말까지 8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이 시점에 이같은 거액을 쓰는 것은 개혁조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93년부터 98년8월까지 KBS가 수입한 프로중 방영되지 않은 채 ‘창고’에 방치된 프로는 총4백70편으로 수입가는 87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재승의원(국민회의)의 자료에 따르면 이 수치는 같은 기간 KBS가 수입한 프로 4천1백29편의 11.3%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편 이경재의원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질의에서 “MBC가 98년에 명예퇴직자 총3백5명에 7백60억원을 지급했다”며 “1인당 평균 2억4천9백만원이나 지급한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일부 의원들은 “98년 방문진의 예산중 75.1%가 MBC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10억에 불과한 MBC의 자산을 재평가하고 공정성과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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