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김진규씨]이미지 중후…60,70년대 여성팬 우상

  • 입력 1998년 6월 18일 19시 34분


원로 영화배우 김진규(金振奎)씨가 18일 오전 4시반경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지병인 골수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한국영화의 전성기인 60,70년대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은막의 간판 스타였다.

충남 서천 태생으로 50년 일본 오이타(大分)현 농업전문학교를 다니던 중 귀국해 유랑극단 ‘장미’에서 연기를 시작했으며 54년 영화 ‘피아골’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후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흙’ ‘오발탄’ ‘벙어리 삼룡이’ ‘카인의 후예’ ‘삼포가는 길’ 등 한국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비롯, 6백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멜로영화의 주인공에서부터 무능하고 초라한 아버지, 고향을 잃고 방황하는 중년의 전과자 등 그 시대의 인간 군상을 반영하는 이미지를 빚어내며 한국영화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83년 영화인협회장직을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손을 뗀 고인은 제주도에 정착, 93년부터 제주 해안동에서 가족호텔인 ‘베버리 힐즈’를 운영해왔다.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65년·벙어리 삼룡이), 대종상 남우주연상(66년·유정, 77년·태양은 다시 뜬다) 등을 수상했으며 95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딸 김진아(金鎭雅·영화배우)씨 등 2남3녀가 있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영안실. 발인은 20일 오전10시 영화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02―593―7899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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