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한국영화의 전성기인 60,70년대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은막의 간판 스타였다.
충남 서천 태생으로 50년 일본 오이타(大分)현 농업전문학교를 다니던 중 귀국해 유랑극단 ‘장미’에서 연기를 시작했으며 54년 영화 ‘피아골’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후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흙’ ‘오발탄’ ‘벙어리 삼룡이’ ‘카인의 후예’ ‘삼포가는 길’ 등 한국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비롯, 6백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멜로영화의 주인공에서부터 무능하고 초라한 아버지, 고향을 잃고 방황하는 중년의 전과자 등 그 시대의 인간 군상을 반영하는 이미지를 빚어내며 한국영화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83년 영화인협회장직을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손을 뗀 고인은 제주도에 정착, 93년부터 제주 해안동에서 가족호텔인 ‘베버리 힐즈’를 운영해왔다.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65년·벙어리 삼룡이), 대종상 남우주연상(66년·유정, 77년·태양은 다시 뜬다) 등을 수상했으며 95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딸 김진아(金鎭雅·영화배우)씨 등 2남3녀가 있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영안실. 발인은 20일 오전10시 영화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02―593―7899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